모의평가 앞두고 신종플루 때문에 학교들 고민

모의평가 앞두고 신종플루 때문에 학교들 고민

기사승인 2009-09-02 18:02:01
[쿠키 사회] 3일 실시되는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앞두고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 감염 학생이 있는 고교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번 모의평가는 올 수능의 출제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선 자체 시험을 치루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2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고교 중 신종 플루로 인해 휴업 조치가 내려진 곳은 모두 7개교다. 대부분의 학교는 3일부터 학생들을 등교시킬 계획이지만 감염 학생의 경우 등교가 불가능해 모의평가를 치를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로 인해 3학년에 재학 중인 감염 학생이 있는 학교들은 저마다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휴업에 들어가 3일부터 다시 학생들을 등교시키기로 한 경기도 안양 신성고의 경우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온 11명이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 관계자는 “솔직히 학교로서는 별 도리가 없다. 나중에 시험지를 따로 줘서 풀어보도록 하는 정도”라며 “3학년 학생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큰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경일고는 2일 휴업을 끝내고 개교했지만 고3 학생 중 양성 판정을 받은 두 명에 대해서는 시험 당일 등교 정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이 학교 신병찬 교장은 “담임 교사들과 의논을 했는데 두 명을 위해 다른 고사장을 비워서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게 힘들다”면서 “담임 교사나 학부모가 시험지를 전해줘서 자체적으로 풀어보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중앙고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중앙고에 다니는 학생 중 감염이 확인된 학생은 다섯 명으로 이 중 한 명이 3학년생이다. 이 학교 서민형 교감은 “가정에서 따로 시험을 치르게 할 계획”이라며 “교감인 내가 직접 시험지를 들고 감염 학생을 찾아가서 전달할 생각까지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는 본격적인 입시철을 앞두고 신종 플루의 확산 속도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고3의 경우 빠듯한 입시 일정 때문에 감염 사태가 심각해지더라도 학교가 휴업 조치 등을 쉽게 내리기가 힘들다.

광주 숭덕고 관계자는 “확진 환자가 1명 나와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1∼2학년들만을 대상으로 휴업 조치를 내렸지만 며칠 사이에 추가로 1∼2학년생 5∼6명이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매일 아침 3학년들을 상대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지만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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