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6일 발생한 임진강 수난 사고는 인재(人災)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물이 불어나면 경고하는 무인 자동 경보 시스템은 하필 사고를 전후해 고장났다. 경찰은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데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보 시스템 왜 고장 났나=국토해양부와 경찰은 "수공 임진강건설단이 관리하는 경보 시스템의 원격데이터 전송장치가 황강댐에서 물을 방류하기 세 시간 전인 5일 오후 10시22분부터 13시간 동안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보 시스템은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가 3m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경계 방송을 한다. 6일 오전 3시 수위가 기준을 넘었지만 방송은 없었다. 스피커는 임진강 하류 3곳에 설치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경보 시스템이 늦거나 고장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27일 호우 때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수공 측은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자체 진단 프로그램으로 하루 2차례 경보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데 지난 5일에는 비가 없어 점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수공은 무인 자동경보시스템을 보완해 전송장치가 고장 날 경우 근무자에게 고장을 자동으로 알리도록 시스템을 개선키로 했다. 국토부, 홍수통제소, 지방자치단체간 데이터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송라인도 이원화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6월까지 완공키로 한 홍수조절용 군남댐 건설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경찰은 경보 시스템이 갑자기 작동을 멈춘 이유와 하필이면 북한이 방류한 시간에 경보 시스템이 고장났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설비 담당자 자리에 없었다=경찰은 집에서 모니터링 장비로 상황을 파악해야 할 야간 당직자가 자리를 비운 이유도 수사할 계획이다. 수공의 경보 시스템 설비 담당자는 집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야간 당직을 섰다. 경찰은 이런 재택근무가 규정에 맞는지도 확인키로 했다. 또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변동되면 지자체에 알려주도록 돼 있는데 6일 오전 임진강건설단 사무실에 수공 직원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경위를 살피고 있다.
경찰은 경기경찰청 제2청 수사과와 연천경찰서 직원 15명으로 수사 전담반을 구성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에 필요한 기초 조사를 하는 단계"라며 "수공과 연천군 등 실종 사고와 관련한 직무 수행에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연천=강창욱 이경원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