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국…세계양궁선수권서 전 종목 석권

역시 한국…세계양궁선수권서 전 종목 석권

기사승인 2009-09-09 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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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역시 신궁(神弓)의 나라였다.

한국 양궁대표팀은 9일 울산 문수국제양궁장에서 끝난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 대회에서 리커브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쓸어담았다.

전날 단체전 남녀 동반 우승에 이어 개인전도 리커브 종목은 한국의 독무대였다. 남자 개인전 준결승에서 이창환(두산중공업)이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빅토르 루반(우크라이나)을 112대 109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한국의 금메달은 확정됐다. 4강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였기 때문이다. 이어 이창환은 결승에서 오진혁(농수산홈쇼핑)을 꺾고 올라온 전 대회 챔프 임동현(청주시청)과 나란히 활 시위를 당겼고, 113대 108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창환은 2엔드까지 56-55, 한 점 차의 리드를 지켰지만 3, 4엔드에서 임동현이 부진한 사이 10점 3발을 꽂아넣어 낙승했다.

이창환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과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유독 개인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패한 임동현도 이창환을 포옹하며 팀 선배의 무관 탈출을 축하했다. 앞서 열린 남자 개인전 3-4위 전에서는 오진혁이 루반에게 110대 111, 한 점차로 패하며 금·은·동 싹쓸이에는 실패했다.

여자 개인전에서도 한국 선수끼리 집안 싸움을 벌였다. 맏언니 주현정(현대모비스)과 여고생 '천재 궁사' 곽예지(대전체고)가 결승에서 신구 대결을 펼쳤고 노련한 주현정의 113대 112 한 점 차 승리로 끝났다. 줄곧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으나 84-84로 동점인 가운데 맞이한 4엔드 두 번째 발사에서 곽예지가 9점을 쏘는 동안 주현정이 침착하게 과녁 정중앙에 화살을 꽂으며 승부가 갈렸다.

한국의 세계선수권 리커브 전종목 석권은 97년 캐나다 빅토리아,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 이어 3번째며, 이번에는 컴파운드 여자 단체 은메달을 포함해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를 수확해 다시 한번 최강임을 입증했다. 또한 주현정(27)-윤옥희(24)-곽예지(17)로 이어지는 탄탄한 신구 조화로 3년 뒤 런던 올림픽의 전망을 더욱 밝혔다.

숙제도 남았다. 컴파운드 종목에 대한 육성이다. 컴파운드는 양끝에 도르레가 달린 사냥용 활로 쉽게 배울 수 있어 북미와 유럽에서 레저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제양궁연맹(FITA)도 올림픽 종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정식 혹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번에 첫 출전해 여자 단체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으나 개인전에서는 남녀 모두 메달 근처에 가지 못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생소한 분야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가 많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곧 세계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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