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지방 주택시장에 봄 오나

가을 지방 주택시장에 봄 오나

기사승인 2009-09-10 17:35:02

[쿠키 경제] 지난 한해 동안 건설사들의 ‘무덤’으로 불리던 대구. 지난 3월 부도난 신창건설도 대구 동구 율하동 신창비바패밀리 아파트를 짓다가 분양률이 30%에 그치는 등 지방 미분양물량이 쌓이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대구의 강남’으로 꼽히는 수성구 지역에 들어설 예정인 ‘범어동 대공원 SK뷰’는 이달 초 일반 분양(71가구)을 모두 마쳤다. 1년여 만이다. 이근모 SK건설 분양담당 부장은 “펜트하우스 4가구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100% 분양된 거나 마찬가지”라며 “경기회복에 따른 기대감이 대구 지역 주택 시장에도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 주택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재건축 시장을 비롯해 경매 시장까지 포스트 지역을 축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 7월 기준으로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구 지역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 비율) 추이는 이 부장의 진단과 궤를 같이 한다. 국내 주택경기가 최악이었던 지난 1월 72.9%였던 매각가율이 78.8%(4월), 80.6%(7월)로 오르더니 지난 달에는 83.5%까지 회복되면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전은 주거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서구 쪽으로 집값이 상승세다. 지난달 초 재건축사업 용역업체 선정을 마친 대전 서구 탐방동 주공아파트는 지난 4일 기준으로 40∼49㎡( 전용면적) 가구의 매매가격이 전 주에 비해 30만∼90만원씩 올랐다. 42㎡의 경우 평균 매매가가 1억1000만원선으로 한달 전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뛰었다.

아파트 인근 T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거주 여건이 편한 데다 재건축을 마치고 나면 가격이 2배 넘게 뛸 거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면서 “지난달 말에는 62㎡형이 매물로 나오자 마자 인천에 사는 부부가 와서 자녀 명의로 서둘러 계약했다”고 귀띔했다.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부산 북구 화명동의 재건축 아파트인 ‘부산화명 롯데캐슬 카이저’의 일반 분양분은 지난 2일 1순위 청약에서 84㎡ 36가구에 무려 517명이 몰려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근래 들어 지방 아파트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청약률”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주택이 줄어드는 것도 지방 부동산시장의 회복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6만5000가구로 정점에 달했던 미분양 주택은 6월 14만5000가구, 7월에는 14만가구 등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가운데 지방은 지난 3월 16만5641가구에서 7월에는 11만6176가구로 줄었다. 특히 7월 기준으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수도권은 111가구가 증가한 반면 지방은 1047가구가 줄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실시된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조치도 지방 주택시장 회복에 ‘실’보다는 ‘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10일 “DTI 규제에 따른 수도권에서의 수요 억제와 이에 따른 지방으로의 수요이동 효과, 경기회복세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의 시장상황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박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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