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조도·호도 주민들 400년간 식수난 끝

남해안 조도·호도 주민들 400년간 식수난 끝

기사승인 2009-09-10 17:40:00
[쿠키 사회] 남해안 한려해상국립공원 남쪽에 위치한 조도·호도 주민 100여명이 400여년간 대물림해온 지긋지긋한 식수난에서 벗어났다.

남해군은 10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 조도마을 회관에서 김태호 경남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수도 준공식 및 통수식을 가졌다. 도비 12억원 등 총 15억3700만원을 들여 해저구간 1.96㎞를 포함해 4.35㎞의 송수관을 설치하는 공사가 마무리돼 조상 때부터 식수난에 시달려왔던 48가구, 103명의 주민들이 하루 30t 이상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 것이다.

조선 중기 때 이곳에 터를 잡은 섬주민들은 최근까지도 우물과 빗물에 모든 용수와 식수를 의존하는 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가뭄 때는 식수마저 구하지 못하는 고통을 겪어왔다.

객지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이 명절 때 고향을 방문하려는 시기에 종종 식수난이 심해지는 바람에 “아예 고향 내려 올 생각도 하지 마라”고 만류했다는 주민들은 “이번 추석 명절에는 물 걱정 없이 손자 손녀를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부푼다”고 말했다.

섬마을의 상수도 공급공사는 지난 2월 김태호 경남지사가 가뭄지역을 점검하려고 조도마을을 들렀을 때 정현태 남해군수로부터 “주민들이 400여년간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도비를 지원키로 즉석에서 약속해 전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수도관은 남해군 미조항에 들어와 있는 남강 광역상수도와 연결됐다. 해저 관로는 비상시를 대비해 2개 라인으로 설치됐고, 관로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괴(防塊:콘크리트덩어리) 694개가 설치됐다. 배수지 물탱크 2개소, 가압장과 제수변실 등도 갖췄다.

김 지사는 준공식에서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물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져 식수난을 겪는 지역이 많다”며 “섬 주민들이 남강 광역상수도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남해=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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