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 “출구전략은 우리 몫”…금리인상 시사

이성태 총재 “출구전략은 우리 몫”…금리인상 시사

기사승인 2009-09-10 2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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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완화 강도가 상당히 크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에 대해서는 "판단과 집행은 우리 몫"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7개월째 금리 동결…연내 금리 인상 강력 시사=한은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2.0%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째 동결이다. 물가는 2∼3%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회복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지금의 금융완화 강도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금융완화 강도가 강하다는 것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돈을 많이 풀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 같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가 강해져 물가가 상승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또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올라가는 것으로 완화나 긴축을 말할 수 없다"며 "경우에 따라서 기준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완화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소폭의 금리 인상은 가능하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시점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이 좀 더 효과를 나타내 주택시장의 불안감이 완화되길 바라며 그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출구전략 시기는 한은이 정한다"=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이 출구전략 시기상조론을 강조한 것과 관련, 이 총재는 "시장이나 정부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의견이 갖는 의미와 주장의 근거를 충분히 이해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실제 판단과 집행은 결국 우리 몫"이라고 밝혔다. 출구전략이란 경기 부양을 위해 취한 재정확대, 금리 인하 등 비통상적인 정책을 원상태로 돌려놓는 것을 말한다. 국제공조에 대해서도 일정한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선진국 사이에서도 (출구전략) 강도와 시기가 서로 다르듯 우리도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경제,완만한 상승세 전망=하반기 경제는 상당히 높은 수준(전기비 2.6%)을 기록한 2분기와는 달리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7월에 발표했던 성장률 전망치(연간 -1.6%)보다는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현재 경제상황은 대체로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주요 선진국의 경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의 결과여서 하반기 이후 내년까지 경기 회복이 본격적으로 될 것이라는 자신감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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