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허균·허난설헌 선양사업회에 따르면 전남 장성군이 특허청에 제기한 상표등록 취소심판에서 강릉시의 홍길동 캐릭터 230건 가운데 11건이 패소하면서 20일 개관 예정인 ‘홍길동 박물관’ 명칭을 ‘강릉 홍길동전 박물관’으로 변경키로 했다.
장성군이 최근 법률사무소를 통해 홍길동의 명칭 사용 중지 및 충분한 협의를 해줄 것을 요청해 오면서 선양사업회는 고심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선양사업회는 당초 시내 초당동에 위치한 허균·허난설헌 생가터 인근에 70㎡ 규모의 ‘홍길동 박물관’을 조성, 강릉이 낳은 교산 허균(1569∼1618)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소설 홍길동전이 지닌 교육적 의미를 되새기는 등 청소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뿐 아니라 현재 강릉지역에서 ‘홍길동’을 상호로 영업중인 운전업, 정비소, 미용실 등 30여곳의 소규모 업소들도 상호 변경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장성군은 이에 대해 전국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나 직접적인 홍길동 관련 상품 생산업이 아닌 이상 상표권의 권리를 무리하게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제막식은 허균문화제(19∼20일)가 열리는 20일 낮 12시30분 초당동 유적공원 입구에 위치한 박물관 앞에서 열린다. 박물관에는 명예관장을 맡은 장정룡 강릉원주대 교수가 국내외에서 30여년간 수집한 홍길동전 관련 자료가 전시된다.
선양사업회 관계자는 “강릉시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을, 장성군은 실존 인물 홍길동과 관련한 선양사업을 펼치고 있어 차별성이 있다”며 “오히려 허균 선생의 소설을 더 특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강릉=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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