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6일 총리 취임 후 당내 경쟁자들과 파벌 중진, 연정 파트너를 내각 주요 포스트에 배치하는 ‘올스타 내각’을 구성했다. 균형 잡힌 인사라는 평가도 있으나 파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자민당식 인사라는 반응이 엇갈린다.
하토야마 내각의 평균 나이는 60.6세로, 지난해 9월 개각 당시 아소 다소 내각(평균 58.2)에 비해 2.4세 높아졌다. 베테랑 중진의원들이 내각에 집중 포진된 탓이다. 중의원 4선이상, 참의원 3선 이상 의원들이 주로 배치됐다. 일본 정치의 핵심이었던 관료들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을 전진 배치시키겠다는 하토야먀식 정치의 일환이다.
국토교통상에 임명된 마에하라 세이지 전 민주당 대표가 47세로 가장 젊고, 재무상에 오른 후지이 히로히사 민주당 최고고문이 77세로 최고령자다. 60대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50대 4명, 70대 3명, 40대 2명순이다.
여성 각료는 후쿠시마 미즈호 소비자상과 지바 게이코 법무상 2명이다. 참의원 출신은 후쿠시마 소비자상을 비롯해 3명이 기용됐다. 민주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참의원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후지이 최고고문은 막판까지 실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의 반대로 재무상에 오르지 못할 뻔 했으나 하토야먀 총리의 밀어붙이기로 극적으로 ‘대신’ 자리에 등극했다.
이공계 출신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도쿄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공학부에서 유학한 공학도다.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은 주오대 이공학부 출신이며, 간 나오토 부총리 겸 국가전략상은 도쿄공대 이학부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했다. 내각 핵심 포스트가 모두 이공계 출신인 셈이다. 민주당은 영국의 ‘그림자 내각’을 모델로 차기내각을 구성해놓았으나 3∼4명만 입각했을 뿐 별다른 참고자료가 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하토야마 총리가 당내 라이벌 간 대표대행과 마에하라 전 대표 등을
대거 내각 주요포스트에 배치함으로써 개혁과제들을 힘있게 밀고 나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대 계파인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 파벌이 언제까지 전폭 지원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연립정권에 참여한 사민당과 국민신당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조정하는 일 역시 시급한 과제다. 한 중의원은 “정권교체가 실현됐음에도 자민당적인 낡은 발상만은 살아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조각을 하면서 입각 대상자들에게 “발설하면 사람을 바꾸겠다”며 철저한 함구령을 내려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일본 언론들도 조각 명단 취재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 오자와 간사장 입김에 흔들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내각 인사는 내 몫’이라는 다짐을 표면적으로는 철저히 지킨 셈이다. 예전 자민당은 새 총리가 지명된 날 총리실에 당3역이 모여 조각을 확정한 뒤 각료 내정자를 호출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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