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의존도 높아 환율에 민감…하락하면 경기 회복 더디지만 내수에는 도움

대외 의존도 높아 환율에 민감…하락하면 경기 회복 더디지만 내수에는 도움

기사승인 2009-09-16 18:07:01

[쿠키 경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환율의 등락에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떨어지면(원화강세)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환율이 오르면(원화약세) 수입기업의 부담이 커진다. 그래서 적정한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개입하기도 한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2원 내린 1211.3으로 마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말에는 1150원대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과 환율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말 환율 전망치는 평균 1159원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50원 가량 더 떨어질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연초의 1321원보다는 16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대다수 외국계 은행들은 4분기 환율을 1150∼1185원으로 예상했고 BoA-메릴린치는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우선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돼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현대증권은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1.0%, 현대차는 2.2%, 기아차는 6.1%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또 삼성SDI와 LG디스플레이의 순이익도
각각 4.3%, 3.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달러 표시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원화로 표시한 수출 증가율도 지난 7월 -3.0%, 8월 -5.6%로 2개월째 마이너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실질실효환율이 5% 하락할 때 경제성장률이 0.10% 포인트 떨어진다고 예상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우리나라와 교역이 많은 19개 국가와 무역 가중치, 물가 등을 고려해 추정한 적정 환율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환율 하락이 앞으로 경기 회복에 장애가될 수 있으며 일본 엔화의 약세로 환율 부문의 한일 간 경쟁력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며 “기업들은 불리한 여건에서의 경쟁에 대비해야 하고 당국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우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하락이 부정적인 영향만 주는 게 아니다. 내수와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수입물가가 떨어져 소비가 살아날 수 있고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을 환율이 상쇄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 다만 지금은 내수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출쪽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절하돼 있었던 원화의 가치가 균형수준으로 수렴해가는 과정”이라며 “환율이 큰 폭의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적응할 수 있고 오히려 내수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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