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하토야마 유키오 신임 일본 총리는 16일 도쿄 자택을 나서면서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자민당 54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민주당 정권이 출범하는 역사적인 날, 도쿄엔 비가 내렸다. 그의 말엔 민주당이 일본을 깨끗하게 하는 비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과 각오가 담겨 있었다.
그는 "역사를 바꾼다는 기쁨과 무거운 책임이 교차한다"며 "이제부터 하나하나가 모두 승부다"라고 말한 뒤 집 앞에 진 치고 있는 30여명의 기자를 남겨두고 승용차에 올라 국회로 향했다. 그는 국회 도착 직후 민주당 참의원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늘은 역사의 전환점"이라면서 "정치와 행정의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되는 날"이라고 민주당 정권 출범 의미를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부터 우리는 미지의 세계와 조우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행동해달라"고 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하토야마 총리의 출발 선언을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후 조각 내용을 공식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 운영 방향과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고강도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말보다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키워드는 '진정한 국민 주권의 나라 건설'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만들겠다. 탈관료 정치를 실천하기 위한 커다란 출항"이라며 중의원 선거 당시 제1 공약으로 제시했던 관료가 아닌 정치인 중심 국가 운영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우선 중의원 선거 당시 정책 공약을 내걸었던 자녀수당 지급과 가솔린세 등 자동차 관련 잠정 세율 폐지를 거듭 약속했다. 국가전략국을 중심으로 낭비 요소를 없애는 쪽으로 내년도 예산을 재편성하겠다고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과 관련,"중장기적으로 올바르지만 미국을 제외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달 하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서는 "서로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해서 신뢰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미지위협정에 대해선 "기본적인 방침은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도 "포괄적으로 다시 검토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을 들여 논의를 진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해결을 위한 대화를 진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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