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힘으로 거침 없는 코스피… 환율 연중 최저치

외국인 힘으로 거침 없는 코스피… 환율 연중 최저치

기사승인 2009-09-16 21:36:01


[쿠키 경제]
'버냉키 효과'로 주가는 연중 최고치로 치솟고, 환율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당분간 코스피는 상승세를, 환율은 하락세를 각각 이어갈 것으로 보여 기록 경신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코스피지수, 1900선까지 오를 수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한 마디가 장을 갈랐다. 경기침체는 끝난 것 같다는 그의 발언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외국인들이 앞다퉈 매수에 나섰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9.93포인트(1.81%) 오른 1683.33에 마감, 하루만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은 물론 2008년 6월 27일(1684.45)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1693.84까지 치고 올랐다.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조정보다는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연고점을 1900선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역대 세번째로 높은 순매수(9079억원)를 보였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되는데다 전날 벤 버냉키 FRB 의장의 '미국 경기침체가 끝났다'는 발언의 영향이 컸다"며 "미국의 경기 회복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점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 1150원대까지 떨어질 듯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7.2원 내린 1211.3으로 마감됐다. 연말에는 1150원대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올해 말 환율 전망치는 평균 1159원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50원가량 더 떨어질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연초의 1321원보다는 16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대다수 외국계 은행들은 4분기 환율을 1150∼1185원으로 예상했고 메릴린치는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우선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돼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경기회복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현대증권은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삼성전자 순이익은 1.0%, 현대차는 2.2%, 기아차는 6.1%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또 삼성SDI와 LG디스플레이 순이익도 각각 4.3%, 3.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실질실효환율이 5% 하락할 때 경제성장률이 0.10%포인트 떨어진다고 예상했다. 실질실효환율은 우리나라와 교역이 많은 19개 국가와 무역가중치, 물가 등을 고려해 추정한 적정 환율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환율 하락이 앞으로 경기회복에 장애가 될 수 있으며 일본 엔화 약세로 환율 부문의 한·일 간 경쟁력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며 "기업들은 불리한 여건에서의 경쟁에 대비해야 하고 당국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우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이 부정적 영향만 주는 게 아니다. 내수와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수입물가가 떨어져 소비가 살아날 수 있고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을 환율이 상쇄해 물가를 안정시킬 수도 있다. 다만 지금은 내수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출쪽 마이너스 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절하돼 있었던 원화 가치가 균형 수준으로 수렴해 가는 과정"이라며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적응할 수 있고 오히려 내수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김정현 기자
jjkim@kmib.co.kr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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