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DTI 규제 풍선효과 현실화

주택담보대출,DTI 규제 풍선효과 현실화

기사승인 2009-09-21 17:42:02

[쿠키 경제] 부풀어 오른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온다. 이른바 ‘풍선효과’이다.

이같은 풍선효과가 최근 주택담보 대출 시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 강남 3구에만 적용해오던 시중은행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지난 7일부터 수도권 비투기지역까지 확대하자 자금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1일 “9월 들어 15일까지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때 은행 대출은 2000억원 가량 줄었는데 그 만큼 제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 총량은 비슷하다”며 “하지만 시장 규모로 볼때 은행대출 감소분을 제2금융권이 계속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금 주택가격 상승률은 2005년 부동산 광풍이 불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자금이 많이 풀려있고 금리가 낮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주택가격 상승기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DTI 규제 확대 이후 수도권 아파트 단지 게시판에는 상호저축은행, 보험회사, 농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안내 광고물이 부쩍 늘었다. 제2금융권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는 탓이다. 이들은 대출이자가 좀 비싸지만 DTI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일반 평균 매매가의 최고 80%까지 대출해준다.

주택담보대출의 풍선효과와 주택가격 상승 기조는 금리인상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7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소득에 따라 대출액을 제한하는 DTI 규제가 7일부터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됐지만 집값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DTI 규제 등 미시적인 정책으로도 집값 상승을 잡을 수 없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감독 당국도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하루 단위로 체크하며 규제 시행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국은 시장 수급상황을 벗어난 과도한 흐름이 감지될 경우 DTI 규제를 제2금융권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에 주택담보대출이 쏠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정책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금융권이 대부분 서민금융기관이고 가계대출의 80% 가량이 생활자금 수요라는 점에서 섣불리 DTI 적용을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이날 0.03% 포인트 급증한 2.68%로 마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정동권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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