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환율…11개월만에 1100원대 진입

비상 걸린 환율…11개월만에 1100원대 진입

기사승인 2009-09-23 17:43:01

[쿠키 경제]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저지선인 1200이 마침내 무너졌다. 11개월여 만이다. 외환당국의 개입도 연일 밀려드는 달러를 막을 수 없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94.40원으로 마감됐다.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0월 2일(1191.2) 이후 최저치이다. 이달 들어서만 50원 가량이 떨어졌다.

◇왜 떨어졌나=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이 환율을 끌어내렸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올해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고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주식을 12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6조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 캐리트레이드(저금리 달러화를 빌려 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 요인이 커져 경제회복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 은행 및 공기업의 잇단 외화차입, 당국의 외화유동성 회수 등도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얼마나 더 떨어지나=전문가들은 올해 말 1150원대까지 내려가고, 내년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같은 신흥시장국의 고수익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국내로 속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수에도 원·달러 환율이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은 당국이 국내 외환시장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며 “환율은 당국의 개입만 없다면 단숨에 1150원도 치고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배경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원·달러 환율은 최근보다는 완만한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평균환율을 달러당 1130원으로 예상했다. 또 2009년 8월 현재 균형 환율을 달러당 1017원으로 제시했다. 균형 환율이란 국제 수지가 1년 또는 2년 이상의 일정한 기간 동안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외국환 시세를 말한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환율 하락시에는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에 둔감한 내수업종 투자가 유리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 건설, 유통, 음식료업 등 내수주이면서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는 업종을 원화강세 수혜주로 꼽고 있다. 한동안 원·달러 환율 급등에 신종플루 영향까지 받아 위축됐던 항공주나 여행주도 주목할 만하다. 동양종금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안정으로 4분기 해외 여행객 수요가 한층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말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은 이날 환율 하락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주가가 4%이상 뛰었다.

환율 변동이 클 때에는 국내 펀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해외펀드에 투자한다면 환헤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환헤지를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면서 환헤지 펀드가 상대적으로 손실을 본 것과 반대 효과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금이나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원자재 관련 투자상품도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자산 배분 차원 수준의 투자가 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조민영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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