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학교 300여곳 칠판 부적격…“돈받은 교장 선생님 때문”

수도권 학교 300여곳 칠판 부적격…“돈받은 교장 선생님 때문”

기사승인 2009-09-24 16:59:01
[쿠키 사회] 2005년부터 수도권 학교 300여곳에 공급된 컬러보드 칠판은 눈부심이 심한 부적격 제품이었다. 일부 학교 교장이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저질 칠판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4일 칠판 구매 대가로 학교 기자재 납품 브로커들에게서 100만∼5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서울 모 초등학교 김모(61) 교장 등 전·현직 교장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50만∼80만원을 받은 현직 교장 4명은 관할 교육청에 징계를 요청했다. 김 교장 등은 ‘동양흑판이 지온초크사에 납품한 지온컬러보드를 사 달라’는 부탁을 받고 교내 품평회와 교구선정위원회를 열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개최했다.

이 칠판은 눈부심이 심해 학습용으로 부적절했다. 경찰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75도 각도에서 빛을 비쳤을 때 광택도 12% 이하를 권고하지만 이 제품은 광택도가 기준보다 5배 이상 높았다”고 말했다. 기술표준원은 지난 6월 “칠판 납품 업체 20곳 가운데 19곳의 칠판이 광택도 20% 이상의 부적격 제품”이라고 밝혔었다.

경찰은 브로커 24명이 2005년 5월부터 수도권 학교 300여곳에 칠판 38억3300만원어치 납품을 성사시키고 알선료 7억1700만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했다. 브로커 중 추모(49)·임모(54·여)씨는 현직 학교운영위원장이고, 유모(65)씨 등은 전직 교육공무원이다.

경찰은 동양흑판에서 50만원어치 향응을 받고 칠판 단가를 99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올려준 조달청 공무원 이모(41)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동양흑판 박모(58) 회장도 횡령 등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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