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금리… 기준금리 동결에 시장금리는 뜀박질

따로 노는 금리… 기준금리 동결에 시장금리는 뜀박질

기사승인 2009-09-24 17:52:01

[쿠키 경제] 한국은행은 매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옛 콜금리)를 결정한다. 금융권 여수신 금리의 좌표가 되는 기준금리가 정해지면 이에 맞춰 각종 시장금리가 움직인다.

그런데 지금 금융시장에선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따로 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며 계속 뛰고 있다. 기준금리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다.

기준금리 제자리…시장금리 뜀박질

기준금리는 현재 연 2.0%에서 8개월째 묶여 있다. 하지만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4일 4.44%를 기록했다. 기준금리와 무려 2.44% 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국고채 3년물은 기준금리가 동결된 지난 2월 12일 이후 0.82%나 뛰었다.

이같은 시장금리 상승은 한은의 기준금리가 조만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이성태 한은총재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실장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격차가 생기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러한 상태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급등…가계·중소기업 비상

대출금리도 연일 상승세를 타면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의 주요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등한 탓에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취약한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이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부분 연 6%를 넘어섰다. 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도 CD금리와 연동돼 있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6일 직장인 신용대출 기준금리를 최고 0.12%포인트 인상, 1년제 금리가 8.33%로 높아졌다. 제2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05개 상호저축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7월에 비해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장기대출이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라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변동금리형 대출보다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을 것이라면 금리인상기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 유리하다. 통상 고정금리 이율이 변동금리보다 2% 포인트 가량 높지만 변동금리는 계속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들은 변동금리형을 고정금리형 대출로 전환하는 대출자에게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3개월짜리 CD금리에 연동한 대출보다는 6개월 이상의 금융채 등 변동성이 낮은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대출 상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은행과 대출자 모두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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