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성주군 등에 따르면 성주고 총동창회는 10월10일쯤 학교 교정에 성주 출신의 가수 겸 작사가인 백년설(1914∼1980)의 노래비와 동상을 건립하기로 했다.
성주고 총동창회는 올해 5월 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했고 동창회원들의 후원금으로 건립비를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1938년 가요계에 데뷔한 백년설은 ‘나그네 설움’ ‘번지 없는 주막’ 등의 노래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백년설의 노래비와 흉상을 세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교조와 농민회 등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백년설이 일제강점기인 1941년 태평양 전쟁에 지원병으로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친일가요를 불러 친일 행적을 보였다는 것이 반발 이유다.
성주군농민회와 전교조 성주지회는 29일 성주고 교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년설은 ‘아들의 혈서’ ‘혈서 지원’ ‘위문편지’ 등 지원병으로 참전할 것을 독려하는 친일 가요를 다수 불러 민족문제연구소가 선정한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친일파 대중가수의 흉상과 노래비를 공립학교 교정에 세운다는 것은 학생들의 역사관 정립과 도덕성 함양에 상당한 혼란을 주게 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성주고 백승조 교감은 “총동창회 의사를 무시할 수도 없고 여러 단체의 반발도 있어 학교로서는 난감하다”고 말했다. 성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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