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준PO서 승부 원점

[프로야구] 두산 준PO서 승부 원점

기사승인 2009-09-30 23:35:00
[쿠키 스포츠] 5회말 4-0으로 앞선 두산의 공격. 원아웃 주자없이 들어선 ‘타격기계’ 김현수가 경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우측 펜스 상단에 꽂히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 홈런. 롯데 선발 장원준이 두산 타선에 4점을 내주고도 악착같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김현수의 이 한방에 다리가 풀렸다. 장원준은 이어진 김동주 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힘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주황색 비닐봉지를 머리에 쓴 롯데 관중석에는 침묵이, 반대편 두산 응원석에는 흰 막대풍선 두드리는 소리가 요동쳤다.

두산이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금민철의 호투를 발판으로 타선이 폭발하며 6대 0으로 이겼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1승1패).

전날 롯데 조정훈의 포크볼에 농락당했던 두산이 아니었다. 2차전을 앞두고 김경문 두산 감독은 “타격전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공언했고, 그의 의도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매회 선두 타자를 출루시키며 기회를 엿보던 두산의 공격이 3회말 결국 폭발했다. 선두 타자 임재철의 좌전 안타와 용덕한의 희생 번트, 이종욱이 중전 안타를 묶어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1회말 병살타를 때려 찬스를 무산시켰던 고영민은 속죄하듯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고, 결국 내야안타를 쳐내 임재철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천금같은 선취점이었다.

이어진 2사 1, 2루 기회에서 김동주가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최준석도 우익수 오른쪽 깊숙한 타구를 때려내 1, 3루에 있던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4점째를 뽑았다. 두산은 5회말, 7회말 각각 김현수의 홈런과 손시헌의 적시타로 1점씩 추가해 승리를 굳혔다.

마운드에서는 금민철이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금민철은 직구와 컷패스트볼(직구와 슬라이더의 중간 형태의 구질) 그리고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맞춰잡는 투구를 펼쳤다. 금민철은 7회초 임태훈에게 마운드를 내주기까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당초 선발 대결에서 장원준에게 밀릴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1차전이 조정훈의 포크볼을 앞세운 롯데의 완승이었다면 2차전은 두산이 금민철의 컷패스트볼로 롯데를 압도한 경기였다. 양팀의 3차전은 부산 사직구장으로 무대를 옮겨 2일 오후 1시30분 펼쳐진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