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정우택 지사와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지난 28일 회동을 갖고 청주국제공항 내 미사일기지를 현재의 부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상호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국방부장관은 “충북도가 군 헬기단 부지를 MRO(항공복합산업단지)로 사용하겠다고 할 경우 헬기단을 옮겨 도가 그 부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군도 패트리어트 미사일기지를 활주로 동단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도의 필수부지 배려 수용 요청과 정 지사가 미사일기지 설치 강행시 ‘전체 공군기지 이전요구’라는 도민의 거센 저항으로 번질 것이라는 도민 여론을 전달한 것에 대해 국방부가 상생의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사를 비춘 것으로 풀이된다.
군의 입장 변화는 정 지사가 최고 수뇌부인 국방부장관과 직접 면담을 통해 군의 전략에 차질이 없고, 정부의 민영화와 충북도의 공항활성화에도 장애가 되지 않는 제3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협의해 이뤄진 것이다.
이날 방문에서 정 지사는 문제의 부지는 충북도의 공항활성화에 대한 각종 시책 추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지임을 강조하고, 미사일기지 설치계획을 철회하고 충북도에 무상양여 또는 관리전환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편 공항활성화대책위는 당해 부지 30여년간 나대지 방치, 김포공항 이전계획, 17전비의 19전비 이전유보 요청 수용, LG상사 설립허가, 방공포부대 이전포기 등 과거 정부의 약속불이행에 대한 역사성과 도민이 겪는 아픔, 미사일기지 설치시 공항에 대한 폐해 등을 어필했다.
이에 대해 김 국방부장관은 이 사업이 국방기밀로서 충북도 등 관계기관과의 사전 협의 없이 추진될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충북도가 꼭 필요한 부지라면 그 뜻을 받아들여 현재의 미사일기지 설치계획을 유보하고 군과 충북도가 상생할 수 있는 곳으로의 이전여부를 검토키로 약속했다.
정 지사는 “일단 커다란 불은 잡은 것으로 본다”며 “국방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 부지가 천덕꾸러기 유휴지에서 경제특별도 건설의 초석으로 바뀔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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