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신당 입당 의사를 밝힌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온라인 강연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 전 장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얼마 전 "당신은 정치보다 강의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고 조언한 내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콘텐츠배급유통업체 ‘세상의 모든’이 지난 20일 강남 대치동의 한 강연장에서 개최한 초청 강연 '내일을 여는 한국인'에서였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약 두 시간에 걸쳐 '대의민주주의와 참여정치'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이날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얼마 전 사저에서 만났을 때 “당신은 정치보다 강의하고 책을 쓰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며 “정치보다 젊은 청년들을 제대로 교육해서 사회의 밑거름이 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당부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정치는 ‘위험한 직업’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에 그는 “정치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짐승의 비천함 야수적 탐욕이 있다. 정치에서 고귀함을 추구하는 사람, 그런 고귀함을 이루기 위해 야수적 탐욕을 상대하며 짐승 같은 비천함을 때로는 감수해야 한다”며 정치적 소명을 밝히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삶에서 배울 수 있는 하나의 정신은 ‘사리취의(捨利取義)’를 꼽았다. 이익을 버리고 올바름을 추구한다는 뜻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의로움을 위해 이로움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에 맞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책을 쓰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지난 정권교체가 가져 온 사회상황을 설명하고 민주주의에서의 국가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말했다. 또 “직접 민주주의에서 국민의 의사표시와 정치참여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대목이며,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시민주권자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측은지심’ 을 꼽았으며, 품격 있고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정치를 통해 우리 모두가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촬영 현장의 한 청중이 유 전 장관에게 “전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 국민 위생에 직결되는 쥐의 박멸 방법을 말해 달라”고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쥐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대답해 좌중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관계자는 “‘내일을 여는 한국인’이라는 기획 콘텐츠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를 초청해 강의하고, 그들의 다양한 목소리와 메시지를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이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한 취지”라고 밝혔다
‘내일을 여는 한국인’은 조만간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을 찾아갈 예정이며 심상정 전 국회의원과 도종환 시인도 강연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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