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주운 휴대전화를 복제한 전·현직 택시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수사과(과장 김동현)는 12일 승객이 놓고 내린 휴대전화에 자신의 구형 휴대전화 고유번호를 입력해 사용한 혐의(전파법 위반 등)로 택시기사 하모(44)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하씨 등은 2006년 8월 중순쯤 부산 부전동 쥬디스태화 앞에서 손님이 차 안에 놓고 간 휴대전화를 돌려주지 않고 부산 서면 일대 휴대전화 불법복제 기술자에게 3만원을 주고 복제한 뒤 사용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불법복제 기술자들은 노트북에 휴대전화 고유번호(ESN)를 다른 전화기로 옮기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택시기사들이 주워온 휴대전화기에 구형 전화기 ESN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전화기를 복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복제 프로그램은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휴대전화는 개통과 동시에 단말기 기종과 전화번호가 통신회사에 등록되는데, 해당 기기에 사용되고 있는 전화번호가 최초 등록 당시의 번호와 다를 경우 통신회사는 정보통신위원회에 이 사실을 통보하게 된다.

경찰은 택시가 많이 모이는 서면 등을 무대로 휴대전화 불법복제 브로커들이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의 검거에 나섰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