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화재사고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 신창동 가나다라 실탄사격장 업주 겸 건물주인 이모(63)씨는 18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이씨는 “내가 그렇게 아끼던 조카도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며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다. 이씨의 조카 이종인(43)씨는 사격장 지배인을 맡아 삼촌을 돕다 변을 당했다. 조카는 시신이 많이 훼손돼 유전자감식을 통해 이틀 만에야 신원이 확인됐다.
평소 2∼3일에 한번 꼴로 사격장과 건물을 둘러본다는 이씨는 사고 전날에도 오후 6시쯤 사격장에 들러 직원들을 격려하고 시설물을 점검했다. 그는 “5년여 동안 사격장을 운영하면서 사소한 사고도 한번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점검을 철저히 했다”며 “사고 전날에도 특별한 위해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사격장은 지난 6일 경찰과 소방서, 전기안전공사 등으로부터 안전점검을 받았으나 특별한 지적사항이 없었다. 오히려 권장사항인 CCTV는 타 사격장의 4∼5대에 비해 7대를 설치, 칭찬을 들을 정도였다. 당시 사격장내 인화물질 여부와 소화기 비치 및 작동, 환기상태, 전기 누전방지기 작동여부 등에 대해 모두 ‘양호’ 판정을 받았다. 다만 총기함에 이중 자금장치가 됐지만 안전을 위해 비상벨을 설치할 것을 권고 받았다.
사고 당일 이씨는 사격장에서 400여m 떨어진 친구 가게에 들렀다가 인근 상가 주인으로부터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가나다라 빌딩은 5층 슬라브 건물로 이씨가 2002년 매입해 대부분은 임대해주고 자신은 2005년부터 2층 사격장만 운영하고 있다. 화재 시 6억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 매년 보험료 60여만원을 납부하고 있다. 이씨는 “참으로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 없다”며 “철저한 화재 원인조사와 사후 수습을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큰 슬픔에 잠겨 있는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빠른 회복을 기도한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부산= 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