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한 마산의 환경지킴이 문경식 환경미화원의 올해 소망이다. 문씨의 경인년 첫 새벽은 쓰레기와 함께 시작됐다.
문씨는 매일 새벽 5시30분쯤 집을 나선다. 칼바람이 부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밤새 모여 있는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서다. 문씨는 자산동에서 월영동까지 6개동을 담당하고 있다.
문씨는 현재 21명의 환경미화원과 함께 보조를 맞추고 일을 나누는 청소반장 역할을 맡고 있다. 새벽 6시면 어김없이 반원들을 점검하며 잔소리꾼이 된다. 특히 교통사고 예방 당부는 하루라도 빠질 때가 없다.
새벽 6시, 쓰레기 수거가 시작되자마자 일손이 바빠진다. 최소한 5t의 쓰레기를 수거해야하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트럭 뒤편에 선 채로 이동하면서 쓰레기가 보이는 대로 치워야 한다.
낮 12시까지 두차례 6개동의 쓰레기 수거 작업이 이루어진다. 점심 이후의 문씨 일과는 환경순찰이다.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를 다시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문씨에게는 민원연락도 자주 온다.
문씨는 “가끔은 주민들이 심한 욕설을 하면서 쓰레기를 왜 치우지 않았냐며 불만을 표현합니다. 당혹스럽긴 하지만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쓰레기 불법투기는 없어져야 한다”고 호소한다. “대형폐기물은 꼭 신고해 배출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올해로 17년째 미화원 일을 하고 있는 문씨는 분리수거의 문제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아무리 홍보를 해도 주민들이 잘 따라주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들고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는 “고철이나 종이,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은 꼭 분리해 배출일에 지정된 장소에 갖다놓으면 시간이 절약되어 한결 수월하다”고 말한다. 문씨와 같은 우직한 환경지킴이가 있기에 마산의 거리는 온종일 깨끗하다. 마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