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중앙동주민센터에 따르면 매년 명절을 10일 정도 앞두고 나이가 일흔이 되었을까 말까 한 노타이 차림의 노인이 주민센터 민원상담실을 방문해 “지역에 거주하는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면서 독거노인 인원수를 미리 파악한 후 400만~500만원의 뭉칫돈을 동장에게 전달하고 말없이 사라진다.
지금까지 그가 7년 동안 전달한 기부금은 총 6000만원에 이른다.
김영호 중앙동장은 익명의 독지가에게 성함과 거주지, 기부 동기 등을 물었지만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노신사는 “내 이름이 사회에 알려지는 순간부터 방문해서 기부하지 않겠다”면서 “익명을 지켜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중앙동은 매년 이 노신사가 두고 간 돈을 관내 독거노인 90여명에게 1인당 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중앙동의 한 독거노인은 “명절 때 찾아오지 않는 자식이나 친척보다 그분이 낫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주민센터는 전했다. 울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