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상황이 좋아져? 그건 네 생각이고”

“고용상황이 좋아져? 그건 네 생각이고”

기사승인 2010-04-20 10:08:00
[쿠키 사회] 채용시장이 살아나고 있다지만 구직자가 피부로 느끼는 취업난은 지난해보다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는 전국의 신입 구직자 335명을 대상으로 ‘전년대비 체감 취업난의 변화’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7.5%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보다 조금 적은 43.9%는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했고,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는’ 구직자는 8.7%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구직자가 체감 취업난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나쁘다고 느끼고 있으며, 좋아졌다고 느끼는 구직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취업자수가 전년대비 26만 7천명 가량 늘어나 27개월만에 최대폭의 증가를 나타냈고, 인크루트의 올 1분기 채용공고 집계결과 전년비 80% 이상 증가하는 등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과는 다소 배치되는 결과다. 고용시장이 풀리고는 있지만 아직 구직자가 체감할 정도로 회복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보다는 수도권(서울 제외) 구직자가, 수도권보다는 지방 구직자가 더 부정적이었다. ‘나빠졌다’는 응답이 서울권 구직자는 44.7%였지만 수도권에서는 46.2%, 지방에서는 51.3%로 소폭이지만 조금씩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좋아졌다’는 응답은 서울권 12.3%, 수도권 9.4%, 지방 4.3%로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일부 대기업만 조금 좋아졌을 뿐 전반적으로는 아직 사정이 좋지 않다’(34.0%)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채용이 늘었지만 그만큼 도전자나 경쟁자도 함께 더 늘었기 때문’(30.8%)이라는 응답이나 ▶‘서류전형 통과나 면접기회 갖기가 더 힘들어졌기 때문’(30.2%)이라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반면 좋아졌다고 느끼는 까닭으로는 ▶‘전반적으로 채용공고가 늘어난 것 같아서’(48.3%)란 응답이 제일 많이 꼽혔다. 이어 ▶‘주변에서 취업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24.1%) ▶‘서류전형 통과, 면접기회가 늘어나고 있어서’(17.2%) ▶‘대기업들의 채용이 활발한 것 같아서’(10.3%) 등의 이유를 들었다.

구직자들의 체감 취업난이 어두운 만큼, 향후 채용시장에 대한 전망 역시 밝지 않았다.

2분기 이후 채용시장 전망을 물었는데, 과반수가 넘는 57.9%가 현재상황과 비교해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나빠질 것’이란 응답이 23.9%로 ▶‘좋아질 것’이란 응답 18.2%보다 다소 높았다.

향후 채용시장의 향방을 가라는 변수로는 역시 ▶‘경제상황과 경기흐름’(51.9%)을 꼽는 구직자가 제일 많았다. 그 밖에 ▶‘기업 경영진의 의지’(20.9%) ▶‘정부의 고용정책’(18.5%) ▶‘지방선거 등 정치적 요소’(6.6%) 등의 응답도 나왔다.

그럼 구직자들은 언제가 되면 취업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까.

절반에 가까운 구직자들은 ▶‘상당기간 개선되지 않을 것’(45.7%)으로 내다봤다. 당분간은 쉽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내년에는 힘들 것이고 ▶‘내후년 이후’(16.7%)는 돼야 나아질 것이란 응답도 적지 않았다. 뒤를 이어 ▶‘내년 상반기’(14.3%) ▶‘내년 하반기’(13.1%) ▶‘올 하반기’(10.1%)의 순으로 각각 집계됐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는데다, 일부 대기업의 채용이 활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해도 여전히 청년층이 선호하는 전체적인 ‘괜찮은 일자리’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 체감 취업난이 쉽게 나아지지 않는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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