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효행상 받는 양자 이광수씨 “대소년 받아내도 행복합니다”

대통령 효행상 받는 양자 이광수씨 “대소년 받아내도 행복합니다”

기사승인 2010-05-06 20:15:00
[쿠키 사회] “대소변을 받아내도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임현리에서 치매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농촌 노총각 이광수(47)씨는 아버지 이형원(86)옹이 깨고 흩어놓은 살림살이를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방범순찰과 생계를 위한 희망근로사업에 다녀오면 집안은 온통 난장판이다. 아버지가 “고향에 가야한다”면서 흩어놓은 가재도구들 때문이다.

이씨가 치매 아버지와 중풍 어머니를 모시기 시작한 것은 8년 전. 수원에서 선반 기능공으로 일했던 이씨는 2005년 어머니 김순녀씨의 뇌졸중 발병 소식을 듣고 28년 만에 귀향했다.

병원에서 투병을 했던 어머니 간병에 이씨의 몸이 녹초가 될 무렵 아버지마저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제천의 병원과 단양의 집을 시내버스로 오가면서 부모 간병을 했다.

농사일이 싫어 초등학교도 마치지 않고 가출을 했던 이씨는 고깃배와 공장을 전전한 끝에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돌아왔다.

“치매 아버지 모시고 사는 노총각에게 누가 시집을 오겠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는 아버지만 생각할래요.”

이씨는 부모님과 함께 지낸 8년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단다.

이씨는 태어나 경기도 여주의 한 고아원에서 지내다 세살 때 지금 부모님에게 입양됐다. 어머니의 불임으로 양자가 된 이씨는 “키워주신 고마움도 다 갚을 길이 없다”며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모신다.

이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7일 단양군 매포읍 효나눔센터에서 열리는 제38회 어버이날 효나눔한마당잔치에서 대통령 효행상을 받는다. 단양=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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