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주민들, "우린 테러리스트 아니야""

"알카에다 주민들, "우린 테러리스트 아니야""

기사승인 2010-07-11 1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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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이름이 같은 도시에 사는 시민들이 아무 잘못도 없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곤욕을 치르는 시민들의 삶의 터전은 예멘 알카에다 시. 수도 사나에서 북서쪽을 2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이 도시의 인구는 7만명이다.

석유 부자국가가 즐비한 다른 중동국가와 달리 예멘은 오래전부터 가난이 일상화된 나라인데, 이 도시의 빈곤은 더욱 심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랍어로 '기지'를 뜻하는 알카에다는 한때 상업 중심지로, 남북 예멘간 교역으로 발생하는 관세수입이 집중되던 곳이었지만, 통일이후 이같은 관세수입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대신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의 악명이 높아지면서 주민들은 어딜 가더라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됐다. 외국여행이라도 나가는 주민은 빈 라덴의 고향이기도 한 예멘 출신에 알카에다시에 산다는 여권 기재내용을 본 해당국 세관직원들로부터 거의 예외없이 추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

해외 유학생들중에는
외국 대학이 성적만 보고 장학금을 주기로 약속하고서도 고향이 알카에다라는 이유로 장학금을 취소당하는 경우도 있으며 어떤 주민은 병치료를 위해 외국에 나갔다가 고향 이름 때문에 추방당하는 일도 벌어진다.



외국 기자들 가운데는 단지 이 도시 이름 때문에 이곳이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태생지가 아닌지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AFP는 현지 치안 책임자인 압둘 알 샤드다디 대령 말을 인용, "알카에다 주민 다수가 술을 마시고 마약까지 복용한다"며 "술과 마약은 이슬람에서 엄격히 금하는 것들인데 빈라덴이 이를 알았다면 이 곳 주민 모두를 살해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알카에다 시 전체 주민 가운데 90%가 최저생계선 이하에서 허덕이는 알카에다시는 마약운반과 술 거래 천국처럼 돼 있다는 것이다.

도시의 길거리에는 포장도로는 찾아볼 수조차 없고 값싼 오토바이들만 모래먼지를 뿌리며 중심가를 달린다. 주민들은 예멘 정부의 무기력한 정책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다.

통신은 주민들의 말을 인용, "20여년전만해도 아름다운 사막 풍경을 가진 전형적인 중동 시골도시에다 순박한 주민들이 살던 이 곳이 예멘 정권 혼란기에다 테러조직 알카에다 준동으로 가난과 술, 마약이 뒤엉킨채 엉망이 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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