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北 전제조건 있는 6자회담 논의할 시점 아니다”…이번주 천안함 외교전 분수령

유명환 “北 전제조건 있는 6자회담 논의할 시점 아니다”…이번주 천안함 외교전 분수령

기사승인 2010-07-18 17:32:00
[쿠키 정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의 6자회담 재개 제의에 대해 “북한의 전제조건이 붙어있는 6자회담은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와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등 굵직굵직한 외교 행사를 앞두고 나온 한국 외교부 수장의 강경 발언을 두고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유 장관은 18일 KTV 정책대담에 출연해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모면하고 회피하려는 구실로 6자회담을 활용하는 것 아닌가 해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천안함 국면을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6자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미국도 상당히 아주 강한 경계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총집결하는 ARF를 통해 천안함 사태를 일단락 짓고 6자회담 국면으로 넘어가려는 한반도 이해당사국들의 의도에 일정 부분 브레이크를 걸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또한 2+2회의 직전에 미 당국과 물밑 조율이 활발한 시점에서 나온 발언으로 미국의 의중도 어느 정도 실린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이번 ARF에서 6자회담 재개문제가 의제로 논의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북한이 ‘외교적 승리’를 부르짖으며 ‘대화공세’에 나섰고, 중국이 이를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자칫 북한의 의도에 휘말릴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이번 ARF에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보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간 천안함 후속조치에 대한 정리된 입장이 나오는 2+2회의(21일), 이를 6자회담 관련국들에 펴놓는 ARF(23일)는 천안함 외교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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