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결승 좌절, 그래도 잘했다.

여자월드컵 결승 좌절, 그래도 잘했다.

기사승인 2010-07-30 00:32:00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을 노렸던 한국 축구의 위대한 도전이 4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한국 여자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여자 대회에서 사상 첫 4강 신화를 쓰며 성인대표팀을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의 전망을 밝게 했다.

한국 20세 이하(U-20) 여자축구 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보훔 레비어파워 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여자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1대 5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지메시’ 지소연(19·한양여대)과 정혜인(20·현대제철)을 투톱으로 내세우며 득점 1위 알렉산드라 포프(19·FCR뒤스부르크)를 내세운 독일에 맞섰으나 전반 2골 후반 3골을 내주며 크게 패했다.

한국은 일방적 응원을 펼친 독일 응원단과 비까지 내리는 경기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듯 초반 패스 미스 등의 실수를 반복했다. 특히 우리 진영 위험 지역에서 상대 공격진을 자주 놓치고, 후반 22분에는 우리 진영 크로스를 맞고 나온 볼을 아웃 휘슬 없이 잡는 등 결정적 실수를 반복해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이 독일과의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4실점한 것을 감안하면 5점의 실점은 다소 뜻밖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공격은 체격이 좋은 독일 수비에 막혀 번번이 실패했다. 전반 후반 짧은 패스가 살아나며 여러 차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한국의 유일한 골은 후반 19분 지소연의 개인기에서 나왔다. 지소연은 상대 진영 정면에서 상대 수비 2명을 잇따라 제친 후 오른발로 감아 차 상대 골문 구석에 꽂으며 이름값을 했다.

비록 한국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향후 펼쳐질 성인대표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성인대표팀의 경우 2011 FIFA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여자챔피언십에서 우승한 U-17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과 실력을 합칠 경우 2015년 여자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도 기대해볼 만하다.

또 지소연의 득점왕(골든슈) 및 최우수선수상(골든볼) 수상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 지소연은 이날 한 골을 추가해 7골을 기록함에 따라 다음달 1일 빌레펠트에서 개최되는 3, 4위전 결과에 따라 골든슈나 골든볼 수상이 가능하다. 골든슈의 경우 포프가 2골을 추가해 9골을 기록해 수상이 힘들지만 3, 4위전에서 다득점할 경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콜롬비아전 패자와 다음달 1일 오후 7시 빌레펠트에서 3, 4위전을 치른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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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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