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어린 아들·딸을 방치해놓고 한달 간 집에 들어오지 않아 결국 아사(餓死)에 이르게 한 엄마가 일본 열도를 경악케 하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비정한 행태가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4일 산케이 신문 등 현지 유력 언론들에 따르면,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시모무라 사나에(下村早苗·23·유흥업소 종업원·사진)는 아이들을 방치한 채 집을 나온 후 오사카·미나미의 번화가에서 알게 된 남성 등과 놀러 다녔으며, 주로 호텔을 전전하면서 지냈다. 또 자신의 출신지인 미에현 요카이치시도 방문했다.

시모무라 용의자의 중학교 동창인 남성은 지난달 30일 새벽 개인적인 일로 그녀로부터 “축하해, 잘 지내고 있어? 힘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때는 그녀가 아이들의 사망을 확인한 지 수시간 후이기 때문에 충격을 주고 있다. 남성은 목소리나 말투가 평상시와 전혀 다름없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모무라 용의자는 아이들이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방문에 테이프를 붙이고 현관문을 세공한 흔적이 경찰의 조사로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현관문 안쪽에는 테이프 일부가 붙어있었다.

결국 아이들은 먹을 것은커녕 마실 물조차 없는 폭염 속의 방안에서 스스로 밖으로 나갈 기회조차 차단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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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경찰은 아이들이 이중으로 갇힌 상황이었음을 감안, 시모무라 용의자가 미필의 살의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시모무라 용의자는 지난 6월말 자신이 살던 오사카시 니시구(西區)의 한 아파트 안에 사쿠라코(櫻子·3)양과 가에다(楓·1)군 남매를 방치한 채 친구 집에 가버렸다. 결국 아이들은 아파트 안에서 굶어 죽어 지난달 30일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그녀는 다음날 사체유기 혐의로 체포됐으며, 이같은 일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육아가 귀찮아서”라고 대답해 인면수심의 극치를 보여줬다. 더구나 시모무라 용의자는 자신의 블로그에는 아이들의 즐거운 한때가 담긴 사진 등을 올리며 ‘좋은 엄마’로 자신을 포장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

이 사건은 일본 현지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전해지며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