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의 슬픈 운명

'명품'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의 슬픈 운명

기사승인 2010-08-05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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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국제]‘명품’ 오토바이의 대명사, 할리데이비슨이 107년동안 유지해왔던 미국 본사 공장 문을 닫을 전망이라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통신은 할리데이비슨사가 미국 위스콘신州 밀워키市에 위치한 본사 공장을 규모를 대폭 축소해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할리데이비스 공장은 1903년 밀워키에서 20대 초반의 엔진기술자였던 아서 데이비슨과 윌리엄 할 리가 공동으로 오토바이 제작공장 문을 연 뒤 지금까지 한군데에서만 제작돼 전세계로 명품 오토바이를 수출해왔다.

할리데이비슨이 더 이상 밀워키 공장을 유지할 수 없었던 이유는 매출액 상승 속도에 비해 훨씬 더 급등하는 인건비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스콘신주가 미국에서도 근로자 평균임금이 그리 높지 않은 북중부 농업지대에 속하지만, 미국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워낙 높아 할리데이비슨은 다른 곳으로의 공장 이전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주로 백인들이 거주하는 위스콘신주 밀워키보다는 흑인 및 불법체류 히스패닉 출신 블루칼라층이 집단 거주하는 미국 남부 앨러바마주나 뉴올리안즈, 뉴멕시코주 등이 새로운 할리데이비슨 공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는 세계1,2차대전 당시 미군에 납품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한 대 가격이 자동차 값에 맞먹는 명품 오토바이 브랜드로 거듭나 세계 도처에 수출돼 왔다.

밀워키는 메이저리그 프로야구팀 이름이 브루어스(Brewers:맥주 숙성시키는 사람들이란 뜻)일 정도로 ‘밀러’ 맥주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로 유명한 도시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밀러 맥주가 제조공장을 시카고 인근으로 옮겨갔고 이제 할리데이비슨까지 도시를 떠나게 되면서 도시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밀워키 시민들은 “할리데이비슨마저 떠나면 관련 노동자들의 실직뿐 아니라 이 도시를 찾아오는 관광객마저 줄어들 것”이라며 걱정이 태산이다.

AP는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불황이 미국 도시들의 이미지마저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지금이야 할리데이비슨이 미국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겠다지만 어쩌면 아예 미국 밖으로까지 쫓겨갈지 모른다”고 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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