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국새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정옥자(68) 국사편찬위원장은 25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자문위는 국새 손잡이 조각 형태를 봉황으로 할 지, 거북으로 할 지를 비롯해 글씨체나 제작 방법을 자문하는 역할만 했다”며 “자문위가 추인을 했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시점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자문위 마지막 회의가 열렸을 때 심사위가 민씨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통보해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이와 함께 서울대 규장각 관장을 맡고 있던 2000년대 초반 민씨를 한 번 만났던 적이 있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민씨가 ‘꽁지머리’를 하고 와서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갑자기 관장실로 들어와 누구의 후계자라는 식의 자랑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민씨가 월간지에 국새 사진까지 담은 광고를 게재하며 금도장을 판매했던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민씨는 2008년 11월 월간지 ‘노블리제’에 자신을 ‘민홍규, 조선왕조 32대 옥새전각장’, ‘대한민국 국새제작단 단장’이라고 소개하는 금장 옥새 광고를 냈다. 광고에 가격이 적혀 있진 않았지만, 개인용 도장은 개당 3000만원, 기업용 옥새는 2억∼3억원에 가격이 책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