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가수 MC몽의 과거 히트곡 가사가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멀쩡한 치아를 뽑아가며 병역을 기피하려던 그가 정작 이같은 행태를 비꼬는 듯한 가사를 직접 써서 대중의 열광을 만끽했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MC몽이 생니를 뽑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MC몽은 충치 때문에 치아 12개를 뽑았다고 주장하지만 그중 4개는(충치 때문이 아닌) 기능점수를 떨어뜨리기 위해 고의로 뽑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MC몽은 지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년간 7급 공무원 시험 응시, 직업훈련, 자격시험 등을 이유로 7번 입대 연기를 신청하기도 했다.
팬들로 하여금 혀를 차게 만들고 있는 노래는 바로 MC몽 1집(2004년)에 수록된 ‘180도.’ 이 노래에는 ‘(군대) 제대로’라는 가사가 들어있다. 이 노래의 작사는 다름아닌 MC몽 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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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나를 보고 바보라고 사람들이 놀려대도 그 아무도 그 누구도 무시못해’ ‘월등하지 못해도 내가 갖고 있는 재능에 노력에 결과로’ ‘너의 땀과 노력이 보인다면 차례차례 순서대로 부와 명예 오는 법인 걸’ 등 인생의 장애물들에 아랑곳하지 않고 꿈을 이뤄가겠다는 외침이 주된 메시지다.
그가 ‘군대 제대로’라는 가사를 집어넣은 이유 역시 고위층 자녀나 연예인 등의 병역기피 사건이 끊이질 않는 상황에서 자신은 ‘꼼수’를 부리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패기를 나타낸 것이며, 그런 메시지를 청소년을 포함한 팬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였다고 해석해도 무리는 없다.
실제로 이 노래는 MC몽의 대표곡이라 말해도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MC몽이 지난해 9월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180도가 내 생애 최고의 명곡”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당시 MC몽은 “월세 25만원짜리 반지하에서 살았던 당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인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쓴 곡”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180도가 나가고 인생이 바뀌었다”며 “앨범 하나로 10년 이상 안고 있던 빚을 다 갚았고, 6개월동안 CF를 12개나 찍었다”고 털어놨을 정도로 그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준 곡이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 그가 보여준 모습은 팬들이 열광했던 노래와는 정반대의 행보다. 경찰 조사결과 소식이 전해진 후 팬들의 비난이 더욱 거센 이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