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반기문 가슴에 돌을 던지지 마라?

잔잔한 반기문 가슴에 돌을 던지지 마라?

기사승인 2010-09-15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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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민주당 박지원 원내 대표와 청와대 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의 도덕성 검증 비공개를 둘러싼 거짓말 논란에 갑자기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이 '숟가락'을 얹어놓았다.

그런데 박 대변인의 '숟가락'은 고위공직자 도덕성 검증과는 전혀 관계없는 주제였다. 그는 뜬금없이 "민주당 박 원내 대표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놨다.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후보 영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무슨 억한 심정으로 잔잔한 반 총장의 가슴에 돌을 던지나? 반 총장의 재선을 그토록 막고 싶은가"며 "박 비대위 대표가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공격했다.

박 대변인은 "반 총장의 대선후보 가능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그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재임방해 행위"라며 "앞으로 박 원내 대표는 반 총장 이름도 입에 올리지도 말라"고 준엄하게 경고까지 했다.

박 원내 대표는 지난 13일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의 대선후보 영입 가능성을 묻는 이 방송 사회자에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원론수준으로만 언급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박 대변인이 이처럼 발끈한 것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같은 '충청인'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정계에서는 박 대변인 논평에 대해 "자유선진당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충청 출신 정계 거물에게 민주당은 손도 대지 말라"는 식의 치졸한 '침바르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계 인사는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청와대와 민주당 비대위 대표간에 한창 점화되고 있는 데 이게 무슨 '개그'같은 소리냐"며 "그래 가지고 공당의 대변인을 맡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박지원 대표가 이런저런 말씀을 했는데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제1야당 원내대표를 맡고 계신 분의 거짓말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표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는 "박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서도 천안함 사건 진실을 덮기 위해 급조된 듯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 역시 상식빡의 일로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공개석상인 정책 의총에서 “(청와대에서) ‘잘 검증된 사람을 국회로 보낼 테니까 인사청문회를 두 가지로 나누자.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은 비공개로 하고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공개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주장했고, 청와대는 즉각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지난 10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언급, “최근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 보고서가 우리 정부와 차이가 있다는 그레그 전 대사의 발언도 있었는데, 대통령이 당초 계획에 없던 방문을 하는 것은 우연치고는 기가 막힌 일”이라며 “친분을 쌓기 위해 간다는 청와대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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