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신생 기획사의 재무이사인 김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2시40분쯤 삼성동 소극장 ‘코엑스아티움’ 5층 로비에서 “밀린 급여를 주겠다”며 불러낸 뮤지컬 배우 A씨(36)씨를 무대 장치용 쇠망치로 2차례 내려찍은 혐의다. 지난 1일부터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중역을 맡고 있는 A씨는 지난 6~8월 김씨의 기획사가 공연한 뮤지컬 ‘크로스라인’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해당 기획사는 그동안 배우와 연주자 등에게 급여 일부의 지급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둘째 자녀 출산을 앞두고 돈이 필요해진 A씨는 김씨에게 밀린 급여 225만원을 달라고 항의했다.
김씨는 사건 당일 오후 1시쯤 A씨에게 ‘3시까지 현금으로 줄 테니까 극장 로비로 와’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극장 로비에서 A씨와 말다툼하던 김씨는 자신이 가져 온 서류봉투에서 쇠망치를 꺼내 A씨의 목 뒷부분과 왼쪽 어깨를 잇달아 내려쳤다.
감시카메라 녹화영상을 보면 당시 옆을 지나가던 장병이 김씨에게서 망치를 빼앗았고 극장 직원들은 A씨를 붙잡았다. 직원들은 장병에게서 망치를 넘겨받아 로비의 주차권 발급 창구 뒤로 숨겼다. 맨몸으로 A씨에게 몇 차례 더 달려들었던 김씨는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현장에서 사라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담당 경찰관이 범행 장면을 담은 극장 감시카메라를 확보하지 않아 초동 수사가 지지부진했다’고 주장한다”며 “해당 경찰관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