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이른바 ‘KBS 블랙리스트(출연금지 명단 문건)’ 발언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KBS가 친구 사이도 갈라놓으려 한다"며 KBS를 성토했다.
김미화는 26일 네번째 경찰조사를 위한 출두를 앞두고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에서 김미화는 “(KBS가 제출한) 소장에 ‘김미화를 처벌해주고, 김미화에게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것을) 처음 발설한 직원을 찾아내 처벌해달라’는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난 경찰에 끝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결국 경찰은 나의 통화내역 조사를 통해 연예가중계PD와 작가를 알아냈다. 그리고 오늘 작가와 대질심문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KBS는 김미화가 남편의 음반홍보를 위해 KBS 프로그램(연예가중계)에 수개월간 출연요청을 하다 거절당하자 울분을 품고 허위사실을 트위터에 게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한 그의 남편은 재즈음악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미화는 “음반이 완성된 것이 6월말인데 내가 트위터에 글을 올린 날짜가 7월 6일”이라며 “난 수개월간 출연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재 의사가 있는지 친구인 프로그램 작가에게 물은 적은 있다”며 “KBS에 친구가 작가로 있으니 보도자료가 나가기 전 우선적으로 기회를 준다는 의미였을 뿐이다. 저희 부부의 2년전 유사한 음반제작발표회에서도 200여명의 취재진이 경쟁적으로 몰린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취재 의사에 대한 친구의 답변은 ‘PD와 회의를 해보니 김미화는 출연금지 문건이 있어서 어렵다더라. 윗사람들과 오해를 풀어야겠더라’였다”며 “저는 이제 작가와 대질심문을 위해 출두했다. 친구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고, 난 친구를 끝까지 보호해주려고 노력했다. 이제 KBS는 저의 친구 사이도 갈라놓는 악역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미화는 “이 사안의 본질은 ‘블랙리스트가 유형 또는 무형으로 존재하느냐’라고 믿고 있다”며 “그런데 KBS는 사건의 본질을 터무니없이 지엽적으로 호도해 KBS의 현장PD, 심지어 작가와 저 김미화의 진실게임으로 의도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공영방송 KBS가 한때 몸바쳐 일했던 연기자에게, 시청료를 내고 있는 한 시청자에게, 한 국민에게 할 행동이냐. KBS는 고소를 취하하고 나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며 “취하하지 않으면 이 사건은 본질로 되돌아 갈 것이다. 검찰조사가 시작되면 ‘KBS 조직’이 아닌 내부의 ‘자연인’,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임원 ‘그 분’에게 책임을 묻겠다. 이번에는 치사하게 뒤에 숨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