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23일 오후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공격 당시 ‘위성사진’이라고 주장하는 사진이 한 네티즌에 의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 사진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 당시 사진으로, 국내 일부 언론과 방송사가 진위에 대한 확인도 없이 타전하는 바람에 외신매체에까지 사용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날 연평도 공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에는 한 네티즌이 ‘공격받고 있는 연평도 사진’이라며 한 장의 위성사진을 올렸다. 검은 연기가 무섭게 치솟고 있는 이 사진은 곧바로 큰 화제를 모으며 빠른 속도로 퍼졌다.
이 사진은 이후 일부 네티즌들이 “현재 구글 어스에 등재된 연평도 사진과 다르다”는 등 진위에 논란을 제기했고, 결국 2003년 4월2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사진으로 밝혀졌다. 사진 속 자욱한 연기도 피폭 당한 이라크 유전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국 SBS는 이 사진을 인용해 연평도의 위성사진이라도 버젓이 보도했고, 이를 본 일부 외신까지 받아서 내보내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결국 한 네티즌의 장난에 국내 일부 언론, 지상파 방송사도 부족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외신매체까지 ‘낚인’ 꼴이 되고 말았고, 전세계 시청자들은 가짜 사진을 연평도의 공격 당시 모습으로 받아들이며 놀라워한 셈이다.
네티즌들은 “확인도 안 하고 막 내보내면 어떡하나” “혼란만 가중시킨다”라며 비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일부 네티즌들은 MBC와 KBS도 이 사진을 특보에 사용했다는 글을 올려 혼란을 가중시켰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