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23일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공격으로 전사한 서정우(21) 병장이 이날부터 휴가였던 것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서 병장의 미니홈피엔 “배야 꼭 떠라, 휴가 좀 나가자”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휴가여도 육지로 나오지 못하는, 외딴 섬에 근무하는 군인들의 애환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공격이 일어나기 바로 전날인 22일 다이어리에는 “내일 날씨 안 좋다던데 배가 꼭 뜨길 기도한다”고 올라와 있다. 또 지난 7일에는 “집 가기가 쉬운 게 아니구나”, 4일 “G20 때문에 휴가에 또 차질이 생기냐…”, 3일 “ATT(군사훈련)도 드디어 끝이다. 3주만 버티다 13박 14일 말년휴가 나가자”라고 적혀있다.
이같은 다이어리 내용으로 볼때 서 병장은 복귀 후 곧바로 제대하는 일명 ‘말년휴가’가 23일부터 혹은 이미 진행 중이었으나 기상악화로 배가 뜨지 못해 나가지 못하고 근무를 서다 변을 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서 병장의 미니홈피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네티즌들의 추모글이 줄을 잇고 있으며, 하루 방문자수가 7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특히 “정말 너 맞아?” “지금 뉴스에 나오는게 너였어? 아니지?”라는 등 고인의 친구로 보이는 네티즌들의 댓글도 보여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해병대 홈페이지에는 서 병장과 함께 사망한 고(故) 문광욱 이병의 아버지가 지난 9월 아들을 응원하며 올렸던 메시지가 발견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문 이병의 아버지는 문 이병이 동기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아래 댓글로 “광욱아 무더운 여름 날씨에 훈련 무사히 마치느라 고생했다”며 “푸른제복에 빨간 명찰 멋지게 폼나는구나. 앞으로 해병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하면서 건강하게 군복무 무사히 마치길 아빠는 기도할께 장하다 울아들 수고했다. 울아들”이라며 군생활을 통해 더욱 성숙한 남성으로 거듭날 아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흐뭇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