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전을 벌였던 KBS와 김미화 사이에 개입된 KBS 2TV ‘연예가 중계’ (이하 ‘연중’) 이현숙 작가가 김미화에게 공개 사과를 재차 요청했다.
이 작가는 지난 22일 김미화가 진행 중인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제작국 앞으로 공개 사과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서를 보냈다. 지난달 2일 1차에 이은 두 번째 내용증명서 발송이다.
이 작가는 2차 내용증명서를 보내게 된 배경에 대해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차 내용증명서를 보내고 난 뒤 공개 사과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KBS와 김미화는 잘 화해했지만 이건 나와 김미화의 문제다. KBS에는 사과하고 왜 나에게는 하지 않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시간이 가면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릴 줄 알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내가 내부 고발자는 아니라도 ‘무슨 말을 하지 않았을까’ 의심하고 있다. 신뢰가 생명인 방송가에서 이런 오해를 받고 있어 정신적 물리적 손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다. 진심 어린 사과만 해준다면 이 모든 사건을 끝낼 용의가 있다. 그래도 한 때는 친구였으니까 사과만 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사과한 내용까지 밝히지 않겠다. 김미화가 나에게 사과했다 정도만 밝히겠다. 공개 사과를 통해 실추된 내 이미지와 자존심을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로 발송한 내용증명서에 대해서는 “‘연예가 중계’ 작가라고만 했지 내 이름을 거론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지난 10월 5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에는 이름이 적혀있더라. 나를 이 사건에 끌어들여 대질 조사까지 받게 했다. 내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는 김미화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을 적어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유명 연예인이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한 작가를 짓밟았다. ‘일단 던져보고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행동으로 인해 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였다면 사과를 해야 응당하다. 그걸 하지 않으면 법을 동원에서라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 뒤 “20년 동안 방송작가로 쌓아온 신뢰와 명예가 한 번에 무너졌다. 다시 명예를 찾고 싶다. 이런 오해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한 방송작가로 활동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이름을 걸고서라도 되찾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작가는 이달 말인 30일까지 김미화의 공개 사과가 없을 시 명예훼손 및 허위 사실 유포 등 민형사상 소송을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와 김미화는 지난달 9일 사과하고 합의하는데 성공해 ‘블랙리스트’ 진위 여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을 매듭지었다. 이에 앞서 김미화는 지난 7월6일 자신의 트위터에 ‘KBS에 블랙리스트(출연자 규제 명단을 의미하는 문서)가 존재하는 지 밝혀달라’는 글을 올려 KBS와 대립각을 세우며 치열한 진실게임을 벌였다.
‘연중’ 이 작가와 김미화의 갈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김미화가 ‘블랙리스트’를 의미하는 ‘출연 금지 문건’이라는 단어를 ‘연중’ 작가로부터 들었다고 밝혔고, 이 작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대립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