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빨간셔츠의 힘' 이젠 없다!

타이거 우즈 '빨간셔츠의 힘' 이젠 없다!

기사승인 2010-12-06 10: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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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타이거 우즈가 또 '골프황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자신이 주최한 대회에서 3일동안 선두를 달리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노리다, 마지막 날 이를 지키지 못해 추락했기 때문이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 골프장(파72 7027야드)에서 열린 셰브론 월드챌린지 마지막날 라운딩에서 우즈는 전날 4타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전끝에 US오픈 챔피언 그레이엄 맥도웰(북아일랜드)에게 역전패 당했다.

마지막 라운딩이면 항상 행운의 '빨간 셔츠'를 입고 나서는 우즈가 전날까지 선두를 지키다 패배한 경우는 재작년까지만해도 거의 나오지 않는 일이었다. 특히 우즈는 연장전에서는 패배가 전무할 만큼 엄청난 승부근성을 보여줬던 터라, 이날 패배는 아무도 점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쉽게 우즈의 기가 꺾여버린 광경을 목격한 골프계는 지난 10년간 PGA 투어를 지배해왔던 그의 전성기가 이제 막을 내리고 있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신이 주최한 비정규대회에서, 그것도 올해 주요 대회 우승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컵을 차지해 내년 시즌을 희망차게 시작하려 했던 우즈는 신기의 퍼트 감각을 선보인 맥도웰에게 맥이 완전히 풀려버렸다.



이미 이 대회에서 네차례나 우승했던 우즈는 3라운드까지 불꽃타를 휘두른데다 셔우드 골프장에서 3타 이상 앞서 나갔을 때는 역전을 허용한 적이 없었기에 이날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우즈가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치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맥도웰은 3타를 줄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번째 홀에서 우즈는 두번째 샷을 맥도웰보다 홀에 더 가깝게 붙였지만 맥도웰은 7m 가까이에서 굴린 퍼트를 집어넣어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도 4.5m를 남기고 버디 퍼트를 했지만 홀 오른쪽으로 흐르면서 1년여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맥도웰은 올해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미국과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도 결승 포인트를 올린데 이어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회에서 골프황제를 꺾어 최고의 2010년을 만끽했다.

우즈가 16번홀까지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쏟아내며 고전을 하기는 했지만 승부는 17번홀(파3)에서 끝나는 듯 했다.

우즈가 13번홀(파5) 그린 주변에서 실수를 저질러 2타를 잃어버린 틈을 타 1타차로 앞서가던 맥도웰은 17번홀에서 티샷을 그린 넘어 숲 속에 떨어뜨려 보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맥도웰은 1벌타를 받고 18번홀 티박스에서 드롭한 뒤 어프로치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렸고
쉽지 않은 보기 퍼트를 성공시켜 동타만을 허용했다.

더욱이 우즈가 18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버디 기회를 만들었을 때도 맥도웰은 7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결국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승부 근성을 발휘했다.

맥도웰은 "꿈만 같다. 18번홀에서 넣은 2개의 버디 퍼트는 내 생애 최고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우즈는 "비록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주에는 부끄럽지 않은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내년을 기약했다.

한편 우즈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같은 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선시티 챌린지에서 우승해 1인자의 자리를 확고히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김철오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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