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 ‘누들로드’ 영광 이어간다…KBS 다큐대작 잇따라 방송

‘차마고도’ ‘누들로드’ 영광 이어간다…KBS 다큐대작 잇따라 방송

기사승인 2010-12-14 16:51:00

[쿠키 연예] ‘차마고도’ ‘누들로드’로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KBS가 ‘명품 다큐의 원조’라는 명성을 ‘아무르’와 ‘콩고’로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KBS는 국수를 통해 아시아 음식 문화를 집중 조명한 ‘누들로드-기묘한 음식’으로 아시아 태평양 방송 연맹(Asia Pacific Broadcasting Union)이 주관하는 ABU상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누들로드’로는 ‘제36회 한국방송대상’에서 작품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차마고도’는 2007년 방송돼 국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유럽 5개국 등 전세계 11개국에 수출됐다. 티벳 불교의 전파로를 따라 깨달음의 과정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차마고도’ 시리즈인 ‘차마고도-순례의 길’은 ‘2008 일본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차마고도-마지막 마방’은 세계 3대 상중의 하나인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에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KBS는 참신한 기획과 화려한 영상미를 앞세워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KBS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아무르&콩고’ 기자 시사회를 열고 “자연의 거대한 서사시를 담은 고품격 다큐멘터리인 ‘아무르’와 ‘콩고’를 내년 초까지 연속 방송한다”고 밝혔다.

길환영 KBS 콘텐츠 본부장은 “그동안 KBS는 ‘차마고도’ ‘누들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내세워 다큐멘터리의 새 지평을 열었다. ‘아무르’와 ‘콩고’는 한 차원 더 높은 품질을 입증하는 다큐멘터리로서 손색없다. 앞으로도 KBS가 명품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아시아 생명에 대해 다룬 ‘아무르’는 몽골에서 발원해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을 가르는 아무르 강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콩고’는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 공화국 등 적도 인근의 6개국에 걸쳐 있는 콩고 열대림에 대해 취재했다.

두 지역 모두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세계 유수의 방송사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곳이다. KBS는 여러 가지 악조건을 딛고 ‘아무르’에 9억 원을 투입해 210일 동안 촬영했다. ‘콩고’도 역시 8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200일 동안 현지 촬영 기간을 거쳤다.

이광록 PD는 방송에서 거의 다루지 않아 현지 정보가 부족하고, 제작 인프라도 열악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르’를 택한 배경에 대해 ‘희귀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KBS가 ‘문명 다큐멘터리’에서는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자연 다큐멘터리’는 문명 다큐만큼 대형 기획물이 생산되지 못했다.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마음으로 자연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싶었고,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지역을 찍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르 강은 생태학적으로도 한반도와 연관성이 있다. 게다가 이 지역을 본격적으로 다룬 방송사가 없어서 매력적이었다. 생김새도 우리와 유사한 현지인이 시청자에게 장점으로 작용할지 모르겠지만 자연이 그들의 삶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무르’의 변춘호 촬영감독은 상상을 초월하는 추위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웠다. 영하 40도까지 떨어져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어려웠다. 하루는 촬영하기 위해 박스를 열었는데 꼬여있던 전원줄을 피는 순간 다 부러져 버렸다. 발전기를 동원해 연결했는데 전원도 꺼지고, 초고속 카메라 촬영을 위해 현지인을 불렀는데 그들도 춥다고 난리가 났었다”며 에피소드를 공개한 뒤 “수중 촬영도 얼음을 깨고 물에 들어가 잠수하는 순간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추웠다”고 거듭 추위와의 사투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했다.

‘콩고’를 연출한 이정수 PD는 더위와의 싸움으로 치열한 촬영을 벌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콩고’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이 잘 지켜진 이유는 모기, 바이러스 등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으며 “‘암흑의 땅’이라고 지칭될 정도로 모험가에게도 금지 구역으로 지정됐던 곳이다. 19세기에 들어서야 탐방이 시작됐는데, 지금도 일부 지역은 반군이 장악해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다. 우리는 찌는 더위와 수많은 해충과 싸움을 벌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콩고’ 편을 촬영했던 최성민 PD는 현지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돼 고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현재 서울 인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아무르’의 이광록 PD는 SBS와 MBC가 경쟁하듯 대형 다큐멘터리를 내놓고 있는 시점에서 타 방송사와 겨룰 수 있는 차별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SBS는 기술, MBC는 영상 중심이다. 저희도 호기심이 가는 내용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공영방송답게 차분하게 촬영하며 다큐멘터리의 전통을 지켜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다큐멘터리의 정도를 지켜가겠다는 각오로 요즘 유행하는 연예인 내레이터를 기용하지 않았다. 이광록 PD는 “요즘 유명인을 내레이터로 내세워 시청률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도 초반에 유명 연예인 기용을 고려했는데, 공영방송답게 정통을 지키자고 해서 성우를 섭외하게 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목소리이기에 시청자가 궁금증을 갖고 접근할 것 같다. ‘아무르’를 맡은 정형석 성우는 감성이 풍부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난다. 성우계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모험 삼아 같이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무르’는 아무르 강이 대초원과 타이가 숲을 만들고, 바다로 흘러가 어장을 만드는 장대한 흐름을 담아낸다. 또 지구상에 500여 마리만 남아 있는 ‘아무르 호랑이’와 ‘아무르 표범’도 찍어냈다. KBS는 오는 19일 오후 8시 ‘깨어나는 신화’를 시작으로 ‘초원의 오아시스’(내년 3월), ‘타이가의 혼’(내년 3월), ‘아무르강 4400km’(내년 3월)을 순차적으로 내보낸다.

‘콩고’는 인간의 간섭으로부터 지켜진 콩고 열대림을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콩고’라는 타이틀로 촬영했다. 특히 항공영상을 통해 4700km에 이르는 광대한 콩고 열대림의 전 지역을 담아내 수려한 영상이 볼거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롤로그 ‘미지와의 조우’가 내년 1월1일 오후 8시에 전파를 타며, 이후 ‘암흑의 심장을 가다’ ‘모든 강을 삼키는 강’ ‘잃어버린 숲의 혼’이 내년 3~4월에 방송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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