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59만1827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9만5957TEU)에 비해 616.8%나 증가했다. 척수도 114척으로 지난해(17척)보다 크게 늘었다. 세계 경기 회복세로 인한 물동량 증가와 운임회복에 따라 선사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규 선박 발주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컨테이너선 운임수준을 나타내는 HR지수는 지난달 말 666.8을 기록했다. 호황기였던 2007년 말(1342.5)보다 떨어지지만 2008년 말(501.7)이나 지난해 말(333.9)에 비하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 프랑스 해운컨설턴트회사 알파라이너는 내년 유럽∼아시아구간 컨테이너 운임은 1FEU(1FEU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00∼600달러, 태평양구간 운임은 400달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사들로서는 그동안의 손실을 털고 신규 선박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시황은 회복되는 반면 선가는 아직 2007∼8년 호황기에 비해 30% 가량 낮은 상황이어서 꾸준한 발주를 통해 대규모 선단을 확보, 향후 호황기에 대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미 대만 최대 선사 에버그린은 지난 7월과 9월 8000TEU급 컨테이너선 20척(20억6000만 달러)을 삼성중공업에 발주했고, 10척 추가 발주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최대 선사 NOL도 지난 7∼8월 8400TEU급 10척과 1만700TEU급 2척(12억3000만 달러)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지난 10월엔 STX조선해양이 유럽 선사로부터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14억 달러에 수주하기도 했다. 국내 선사들도 마찬가지다. 벌크선이 주력인 STX팬오션 관계자는 “최근 시황 회복 분위기를 감안해 내년 컨테이너선 추가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발주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4일 독일 최대 컨테이너선사 하팍로이드로부터 1만3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14억5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물동량 증가로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고, 선사들이 경제성을 고려해 컨테이너선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추가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