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관’ 딸 살해한 40대父 구속영장

‘생활고 비관’ 딸 살해한 40대父 구속영장

기사승인 2010-12-30 14:44:01
[쿠키 사회] 서울 수서경찰서는 30일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고등학생 딸을 목 졸라 죽이고 노모를 둔기로 때려 중태에 빠뜨린 혐의(살인 및 존속살인미수 등)로 김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1일 오전 7시쯤 서울 개포동 모 아파트 자택에서 술을 마시다 동반자살을 결심하고 방에서 자던 딸(17)을 두 손으로 목을 졸라 숨기게 한 혐의다. 이어 옷장 서랍에 있는 둔기를 꺼내 부엌에 있던 어머니 최모(82)씨의 뒷머리를 4차례 내려쳐 의식을 잃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딸이 2세일 때 부인과 이혼하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 온 김씨는 2004년 유학원에 근무하면서 알선료 약 1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2008년까지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출소 후 피해자들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하자 사채에 손을 대는 등 여기저기서 빌린 돈으로 빚을 돌려 막던. 김씨는 지난달 29일 시간제 직원으로 일하던 청소년 오락실에서 매출금 1500만원을 빼돌렸다가 해고당했다.

김씨는 “이런 상황에서 고교 1학년생 딸이 남자친구와 어울리면서 학교를 결석하고 중증 치매 환자인 어머니가 음식물 쓰레기를 밥상에 올려놓자 격분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직후 집과 인근 야산에서 4차례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 김씨는 강남 일대에서 노숙자로 행세하며 도피 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집에 지갑과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모두 놓고 나온 김씨는 상점 밖에 버려진 잔반을 먹고 지하철 역사 등에서 잠을 자면서 연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1시쯤 서초동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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