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 남동생 계좌에 불법자금 수표 입금

한명숙 전 총리 남동생 계좌에 불법자금 수표 입금

기사승인 2011-01-05 01:26:00
[쿠키 사회]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의 남동생 계좌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발행한 수표가 입급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사실이 없다며 검찰에서 밝힌 기존 진술을 번복했던 H건설사 한모(49·구속) 전 대표가 수사가 시작되기 전 구치소로 찾아온 가족과의 면담과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인상을 풍기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우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공판에서 곽씨가 한 전 총리에게 `용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전달한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 전 총리와 주변 인물들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 곽씨가 타인 명의로 개설한 계좌에서 발행한 100만원짜리 수표 10장이 한 전 총리에게 건네졌다. 이 중 3장은 한 전 총리의 남동생 계좌에서 발견됐고, 1장은 한 전 총리가 모 정치인에게 준 500만원 가운데 일부로 사용됐으며 나머지 6장은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곽씨의 수표 전달 사실이 1심에서 무죄 선고가 난 한 전 총리의 5만달러 뇌물수수 혐의를 뒷받침할 정황 증거가 된다고 보고 항소심 재판부에 계좌추적 결과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계좌에서 발행된 30장의 수표 중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22장의 행방에 대해서도 한 전 총리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 2009년 5월 18일부터 2010년 4월 17일까지 의정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H건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어머니 김모씨와의 수차례 면회 과정에서 이 같은 취지의 말을 나눈 사실이 구치소 CCTV에 그대로 찍혔다.

한 전 대표는 2009년 5월 18일 면회온 어머니에게 “한 전 총리 측근 김모씨가 특별 접견으로 면회왔었다”며 “내가 속상하다고 얘기했더니 알아듣고 갔다. 한 전 총리한테 얘기 잘 하라가 했으니까 일단 잠자코 있고 어렵고 힘든 것처럼만 얘기하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씨가 한 전 총리 측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수사과정에서 얘기하기 전에 준 돈 일부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미 사업이 부진해 빚까지 지고 있던 한씨가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한 전 총리한테 전하려했다는 것이다.

앞서 그의 어머니 김씨는 “내가 한 전 총리 측근한테 전화했더니 여사가 미국에 있다 10일 뒤에 들어오니까 상의해서 전화드리라 하겠다더라. 어떻게 좀 서로 돕는 방법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면서 “그랬더니 그 측근이 무슨 말씀으로 전화한 지 알겠다면서 한 전 총리랑 상의해서 연락하겠다고 했다”고 아들에게 전했다.

한 전 대표는 같은 해 6월 13일 면회에서는 어머니 김씨에게 “내가 (한 전 총리한테) 3억원을 요구했다”고 말했으며 6월 30일에는 “3억원이 적은 돈이 아니다. 어떤 대다빙 오긴 올거다. 그건 지켜볼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2010년 4월 17일에는 “다른 자료들이 다 나와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못 빠져나가. 다 풀어버려요”라고 어머니 김씨에게 말했다.

검찰은 이 같은 한씨의 말이 “한 전 총리가 돈 받은 걸 빼도 박도 못하니 자신의 어머니에게 검찰에 소환되면 있는 그대로 말해버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씨와 어머니 김씨가 면회과정에서 나눈 대화내용이 녹화된 CCTV를 다음 공판에서 증거자료로 재판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한씨로부터 현금 4억8000만원, 미화 32만7500달러, 1억원권 자기앞수표 1장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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