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소탕 군사작전 불사한 이유는?

소말리아 해적 소탕 군사작전 불사한 이유는?

기사승인 2011-01-21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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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더 이상 몸값은 없다’

정부와 군 당국이 위험을 무릅쓰고 소말리아 해적에 군사작전을 감행한 이유는 우리 선박이 해적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납치와 몸값 지불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한국이 지불한 거액의 몸값이 해적의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여론도 감안한 조치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지난해 4월 납치한 ‘삼호드림호’로 상당한 재미를 봤다. 해적들은 국내외 언론과 애끓는 가족들의 심정을 악용해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등 지능적으로 정부와 해운 회사를 압박해 지난해 11월 950만 달러라는 거금을 받아 챙겼다. 해적에게 지불된 몸값으로는 신기록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적들이 또다시 삼호주얼리호(1만1500t급)를 납치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금미305호(241t급)도 지난해 10월 해적에 납치됐다. 삼호드림호 협상이 진행되며 몸값이 뛰고 있던 와중이었다. 삼호해운이 거액의 몸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다는 보고를 접한 이명박 대통령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해적들은 한국의 경우 몸값 협상과정에서 가격이 뛴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해적들이 통상 활동하던 지역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아라비아해를 항해하던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것도 ‘삼호’라는 상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활동에 정통한 전문가는 “해적들이 주요 항구에 정보원들을 두고 취약한 선박들의 항해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한국선적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설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적들에게는 한국이 손쉬운 목표물인데다 협상에 약하고 군사작전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며 “해적들이 한국 선박들의 항해 경로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러시아 등이 “납치범들과는 협상이 없다”며 일부 희생자들이 발생하더라고 군사작전을 펼치는 것과 달리 한국의 경우 인명이 다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는 것도 해적들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해적의 몸값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평균 몸값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소말리아 해적에게 지불된 평균 몸값은 전년도 340만 달러에서 540만 달러로 올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비정부기구 ‘원 어스 퓨처 재단’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임을 강조하는 정부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청해부대를 파병했지만 우리 상선에 대한 납치 사건이 반복되면서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에 군 당국과 정부가 강완을 보여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도경 기자, 사진=국방부 제공 yido@kmib.co.kr



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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