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 주얼리호는 몰타선적 화학물질 운반선으로, 당시 지점은 오만과 인도 사이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 입구로 우리해군 청해부대 작전지역인 아덴만 해역에서는 2000㎞떨어진 곳이다. 20여명의 소말리아 해적은 AK 소총과 대전차로켓(RPG-7)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삼호 주얼리호의 피납사실이 보고되자 아덴만에서 감시활동을 하던 청해부대 최영함(4500t)은 즉각 사고해역으로 급파됐다. 최영함은 삼호 주얼리호가 나포된지 3일만인 18일 새벽 4시쯤 삼호 주얼리호를 따라잡았다.
최영함은 소말리아 해역으로 가는 삼호 주얼리호와 2노티컬마일(3.2km)를 유지하며 근접추적을 하면서 상선망을 통해 해적들에게 투항을 권고했다. 삼호 주얼리호는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가능한 소말리아 해역에 진입하는 시간을 끌기 위해 선장이 기지를 발휘해 배를 세우기도 하고 방향을 바꾸기도 한 것이다.
18일 오후 8시쯤 삼호 주얼리호를 나포한 소말리아 해적이 인근을 지나던 몽골선박마저 나포하려했다. 수명의 해적이 삼호 주얼리호에 올려놓았던 소형선박 1대에 타고 몽골선박에 접근하려 하자 청해부대는 1차 구조작전에 나섰다.
최영함은 링스헬기를 급파해 해적들에게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해적들의 관심이 링스헬기에 쏠려있는 틈을 타
UDT요원 수명이 탄 우리 해군 고속단정이 삼호 주얼리호에 승선하기 위해 접근했다. 고속단정을 발견한 해적들은 소총을 발사했으며 우리 해군 3명이 부상 당했다.
청해부대는 즉시 구조작전을 중단했으며 부상병들은 함정으로 옮겨져 의무실에서 1차 진료를 받은 뒤 헬기로 오만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당한 3명은 소령 1명과 상사와 하사 1명씩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며 조만간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다.
이후 최영함은 삼호 주얼리호와 2노티컬마일 거리를 유지하며 추적을 계속했다. 이튿날인 19일 삼호 주얼리호에 신원 미상의 선박이 접근했다. 최영함은 접근중지 경고사격을 했다. 그럼에도 이 선박이 계속 움직이자 최영함은 고속단정을 급파해 검문 검색을 실시했다.
최영함은 이 선박이 삼호 주얼리호를 나포한 소말리아 해적 모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심문 결과 이란 선적의 어선으로 판명됐고, 이날 오후 훈방조치했다.
그 사이 소말리아 해적퇴치 및 상선보호 임무를 총괄하는 연합해군사령부(CTF-151)로부터 지원지시를 받은 오만 함정이 사고 해역에 급파됐다. 1차 구조작전에 실패한 청해부대는 신중하게 2차 작전준비에 들어갔다. 이미 1차 작전으로 우리측이 협상보다는 인질구출작전에 나설 것으로 판단한 해적들이 인질들의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구출작전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다. 삼호 주얼리호가 1000km 떨어진 소말리아 해역에 진입하기까지는 적어도 3∼4일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군은 이번 주말을 구출작전 시한으로 잡고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