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량구걸 와중에 김정일 생일 행사준비?

北,식량구걸 와중에 김정일 생일 행사준비?

기사승인 2011-02-09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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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UN주재 대사까지 미국에 구걸을 하는 등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을 앞두고 올해도 대형 행사를 준비하느라 엄청난 비용을 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일찌감치 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 소식을 다방면에서 홍보해왔다.

평양방송은 1월13일 김 위원장의 생가인 백두산 밀영의 고향집으로 올해 첫 답사행군이 시작됐다면서 양강도에서만 수만 명의 중학교 졸업반 학생이 고향집으로 답사길에 나섰다고 전했다.

백두산 밀영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비밀근거지로, 북한은 1942년 2월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해왔다.

북한은 이달 중순부터 평양을 포함해 각 도 단위로 ‘`제15차 김정일화(花)축전'을 열기 위해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또 보통강변의 빙상관에서는 `백두산상국제휘거(피겨)축전'이, 평양 창광원 수영관에서는 `2.16경축 수중발레모범출연'이 열리고 전국 각지에서 경축공연과 체육경기대회가 마련되는 등 갖가지 기념행사가 줄을 잇는다.

러시아와 인도, 중국 등 해외에서도 예년과 같이 준비위원회를 결성해 문화행사를 마련한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올해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출범한 와중임을 감안해 김 위원장의 건재를 더욱 과시하는 쪽으로 생일행사가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후계자에게로 권력 이양이 시작된 시기인 만큼 `레임덕'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된 김 위원장의 생일을 각별히 챙길 것이란 분석이다.

대북매체 데일리NK는 김 위원장 생일 행사에 맞춰 후계자 김정은을 `띄우는' 내용이 포함된 공연도 마련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각 지방의 기업소와 공장 단위로 준비하는 축하공연에 `백두산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또 한 분의 위대한 선군영장을 모셨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간 것은 물론 `김정은 동지를 높이 받들어 선군 위업 완성하자'는 결의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열악한 식량사정으로 행사 준비에 나선 북한 관리들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은 9일 "김 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모든 당 기관과 무역회사 등이 특별배급용 식량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며 "주민들뿐 아니라 간부들의 신뢰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2월16일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노동당 간부의 말을 전했다.

신년 들어 신정과 김정은의 생일(1.8), 구정에 기대했던 특별배급이 거의 없었고 혹한으로 동사하는 이들마저 속출하고 있어서 김 위원장 생일의 특별배급만큼은 꼭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1980년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김 위원장의 경우 1982년 40회 생일부터 공휴일로 지정됐으며, 김 주석이 사망한 이듬해인 1995년부터는 김 주석의 생일과 함께 김 위원장의 생일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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