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인 오자와 그룹으로부터 퇴진 압력에 직면한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19일 소비세를 인상하기 전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이날 ‘사회보장·세제 개혁에 관한 집중검토회’에 참석한 그는 여야 논의를 거쳐 소비세 인상과 사회보장의 개혁 방향이 결정되면 총선으로 민의를 묻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오는 6월 말까지 소비세 인상을 포함한 세제와 사회보장 개혁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야권이 협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소비세 10% 인상을 제시했다가 참패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야권은 현재 소비세 인상 문제를 놓고 입장을 고심중이다.
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일본의 소비세는 5%다. 스웨덴(25%), 프랑스(15%)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17%), 한국(10%) 등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본은 정부부채가 919조1500억엔(약 11조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가 하면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 역시 232.8%로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소비세를 올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했다.
일본의 재정 불안은 국가 신용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달 일본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그리고 무디스 역시 지난 10일 일본이 재정개혁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 불안이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자 일본의 노조와 재계 역시 소비세 인상을 지지하고 나섰다.
일본의 노조단체인 렌고(連合)는 19일 ‘사회보장·세제 개혁 집중검토회’에서 8%의 인상안을 제시했고, 재계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은 10% 인상안을 내놨다. 특히 게이단렌은 우선 현행 5%인 소비세를 10%로 올린 뒤 2020년대 중반까지 10%대 후반까지 인상하고 최종적으로 20%까지 올릴 것을 제안했다.
일본의 여야 모두 소비세 인상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여론 때문에 주저해왔다. 그러나 최근 간 총리가 정치생명을 걸고 소비세 인상과 재정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다만 소비세를 올리더라도 대폭 올리지 않을 경우 일본이 재정난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지난해 5월 현행 사회보장 제도 개혁을 전제로 2014년부터 5년간 소비세를 (1)매년 1%씩 10%까지 인상 (2)2%씩 15%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상정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재정적자 팽창은 멈추지 않았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