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얼짱강사 레이나 “다른 목적의 수강생 때문에…”

EBS 얼짱강사 레이나 “다른 목적의 수강생 때문에…”

기사승인 2011-02-22 19:51:00

[쿠키 문화] 선생님이 아이돌을 밀어냈다. EBS ‘얼짱 강사’ 레이나(가명·29)씨 이야기다. 그는 10대들 사이에서 인기 걸그룹 오렌지카라멜 멤버 레이나보다 더 유명인이다. EBS에서 지난 1월부터 ‘수능 외국어 듣기’ ‘외국어영역 기초 특강’ ‘고1출판사별 진도 강좌’를 맡았는데, 수강후기가 500개를 넘는 등 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예뻐서 몰입이 잘 된다” “친절하고 상냥한 강의다” 등 호평이 줄을 잇는다. 전체 수강자 중 남학생의 비율이 65%남짓 되는 것에서도 그의 인기를 엿볼 수 있다.

22일 서울 문정동 송파대성학원에서 그를 만났다. 긴 생머리에 청바지를 입은 레이나 선생님은 EBS 외국어 강좌에서 보여준 화려함과는 달리 청순하고 수수했다.

“EBS 촬영 전에 1시간 정도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해요. 50분짜리 강의를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감독님, PD님, 헤어 디자이너 등 일곱 분이 도와주세요. 모든 선생님들이 빛나 보이게 코디, 화장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다만 제가 핑크색을 좋아해서 핑크 옷을 많이 주시고요. 머리띠는 강의 재미있게 하려고 제가 만들어서 갔어요(웃음).”

스무 살 때 활동한 밴드 ‘레이나’에서 이름을 따온 그는 2008년부터 대성학원에서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전문 강사다. 현재 대성학원 강남, 송파, 광화문지점에서 그가 담당하는 학생만 연간 1000여명에 달한다.

“저는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강의를 추구해요. 상냥하고 재미있게 가르쳐서 아이들이 강의 끝나고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도록요. 현장 강의할 때는 진짜 잘 웃는 성격이고요, 동영상 강의할 때는 재미있고 발랄하게 하려고 핑크색 많이 활용해요(웃음).”

EBS에서 강의한지 한달 남짓 만에 레이나 강사가 인기를 끌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외모 때문에 공부에 집중 못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 것 때문에 이렇게 주목받는 게 좀 부담스러워요. 제 목적은 아이들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거든요. 괜히 실력 없다는 얘기 들을까봐 걱정이었죠. 또 다른 목적으로 수강한 사람들 때문에 공부 열심히 한 친구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됐어요. 하지만 오히려 주목 받고 난 뒤에 제자들이 게시판에 격려의 글 남겨주고 강의 듣고 성적 올랐다는 얘기 많이 해줘서 너무 힘이 됐어요.”

또한 “외모는 한번 보고 탁 들어오는 거고 그걸로 끝이에요. 학생들이 자기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능 성적에 도움이 될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 제 외모만 보고 강의를 선택하지는 않겠죠”라고 말했다.

“인터넷 강의는 듣다가 집중이 안 되면 바로 꺼버리면 그만이죠. 그런 면에서 ‘인강’에는 기술이 필요하죠. 어느 지점에서 학생이 잠이 올지 등을 고려해요. 현장에서 강의 할 때 제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말을 많이 하듯이, 촬영할 때도 학생을 앞에 놓고 하듯이 다독여가면서 공감가는 수업을 만들려고 해요.”

고려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 석사를 수료한 뒤 콜럼비아대에서 TESOL(테솔)을 수료한 영어 교육 전문가지만 그는 어린 시절 영어 과외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

“중학교를 시골에서 나왔어요. 평소 EBS 라디오의 ‘파워잉글리쉬’ ‘중급 영어회화’를 녹음해서 논밭을 걸으면서 따라 읽고 들으면서 영어 공부했죠. 그때 라디오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분들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영어교육의 아이콘처럼 앞으로 여러 사람에게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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