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식탐이 중동사태 야기했다?

중국인 식탐이 중동사태 야기했다?

기사승인 2011-02-24 14:49:00
[쿠키 경제] “중국인들의 식탐이 중동 사태를 야기했다?”

중국의 급속한 식량 수입이 우회적으로 중동 불안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 아주경제팀은 24일 ‘해외경제 포커스’의 ‘중국의 주요곡물 수급현황과 향후전망’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최근 곡물 수입을 늘리면서 세계적인 식량안보와 정치적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발 식량위기는 지난해부터 급속히 진전됐다. 지금까지 중국은 주로 콩을 많이 수입했을 뿐 쌀, 밀, 옥수수 등은 자체 생산으로 수요를 충당했으나 지난해 기상여건 악화, 소비증가 등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옥수수의 경우 2009년 8만4000t수입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57만3000t으로 무려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밀 역시 2008년 4만여t에 그친 수입량이 2009년 90만4000t, 2010년 123만1000t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국 곡물 수입량은 571만t으로 2008년(152만t)의 4배 가량 됐다.

핵심적인 신흥경제국이자 세계최대 인구를 보유한 중국의 식량 수입 급증은 농산물 국제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옥수수 가격은 2010년 부셸(음식 단위)당 629센트로 전년도(415센트)보다 50% 이상 뛰었고 밀은 지난달 3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밀은 세계 소비량이 쌀보다 2억t 이상 많고 주식으로 하는 지역도 넓어 중국의 밀 대량 수입에 따른 가격 상승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민주화 시위로 대통령이 하야한 이집트는 최대 밀 수입국이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대부분 국가들이 밀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은 아주경제팀 박동준 과장은 “최근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치 불안정성이 식량가격 급등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많은 만큼 중국의 급속한 곡물 수입이 민주화시위의 원인 중 하나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의 식욕이 중동의 민주화 바람에 일종의 나비효과가 된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