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17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문화재청, ㈜웅진코웨이와 함께 ‘궁궐 우물 연구결과 보고회’를 열고 “정기적으로 수질분석과 세척을 실시해 조선시대처럼 궁궐 우물을 마실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 기관이 지난해 체결한 협약에 따라 현재까지 궁궐 우물 살리기 사업에 대한 중간성과보고에 의하면 현황조사와 세척, 수질 분석 등을 실시한 결과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궁과 종묘 권역 가운데 현존하는 32개 우물은 모두 식수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웅진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 환경분석센터의 김연태 연구원은 “수질 상 문제가 되는 항목은 미생물 항목, 탁도(흐린 정도)·색도·증발 잔류물이며, 일시적으로 일부 유기화합물이 표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지하수에서 보통 문제가 되는 TCE(트리클로로에틸렌)나 질산성질소와 같은 성분은 모두 먹는 물 수질기준을 만족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이들 궁궐 우물이 지면에서 가까워 여름철 강우로 오염물질이 쉽게 유입되는 특성을 보였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한편,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신탁은 이들 우물과 궁중 연못의 수질개선을 위한 관련 장치를 시범 설치해 운영할 방침이었지만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됐다고 전했다. 문화재위는 궁궐 우물에 대한 유지 관리 활동은 지속적으로 실시되어야 하며, 역사적 가치에 대한 연구도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